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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퍼마케타 Nov 07. 2022

영국의 집값은
도대체 얼마나 비싼거야?

집 없는 영국 어린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광고

엄마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웃는 연습을 하는 8살 제이든


기어코 2022년의 연말이 오긴 오나 봅니다. 언제나 한 발 앞서는 마케팅 세상에선 이미 크리스마스와 블랙 프라이데이 광고들이 여기 저기서 뛰쳐 나옵니다. 대부분의 광고엔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서 잘 포장된 선물을 뜯어보는 가족과 어린이들의 행복한 한때가 나옵니다. 하지만, 분명 우리 곁에는 연말의 가족적이고 따뜻한 분위기가 오히려 더 쓸쓸하게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죠. 


오늘은 조금 다른 결의 크리스마스 광고를 가져왔습니다. 최근 한국의 집값도 만만치 않게 올랐지만, 런던의 집값은 구조적이고 만성적으로 예전부터 악명이 높았죠. 팬데믹, 인플레이션 이후 영국의 주거비용은 평범한 가족들에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상당한 부담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 11만 9천명이 넘는 영국의 어린이들이 안전한 거처 없이 텐트, 자동차, 보트, 길거리 등등을 전전한다고 합니다.  


8살 제이든은 화장실에서 웃는 연습을 합니다. 형편 없는 시험 점수에도, 푸딩이 떨어졌단 식당 아주머니의 말도 의연한 미소로 넘깁니다. 그렇게 연습한 억지 미소의 이유가 후반부에 밝혀집니다. 소란하고 음침한 임시 거처에서, "제이든, 여기가 이번 크리스마스에 우리가 지낼 데야" 라는 엄마의 말에 효자 제이든은 그동안 연습한 담담한 미소로 엄마를 안심시킵니다.  


전형적인 재즈 스탠더드 곡인 딘 마틴의 When you're smiling 과 귀염뽀짝한 제이든의 얼굴이 나오는 초반부는 따뜻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광고를 떠오르게 합니다. 덕분에 마지막 억지 미소의 비밀이 밝혀졌을 땐 우리의 마음이 조금 더 아려옵니다.  


Shelter UK는 주거와 노숙 문제를 지원하는 영국의 사회단체 입니다. "주거비용을 감당 가능하도록"이 단체의 모토 입니다. 응급 주거지 제공과 부동산 계약 분쟁 등 주거에 관련된 모든 문제에 관여합니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집값이 더욱 고공행진 하고, 여기저기서 주거난민들의 숫자가 늘어난다면, 조만간 한국에서도 비슷한 단체가 주목 받을지도 모릅니다. 지켜봐야겠습니다. 


사실, 사회단체의 광고답지 않은 높은 퀄리티에 조금 놀랐습니다. 아 물론, 일반적인 단체들이 한정된 예산으로 만들 수 있는 영상의 한계 역시 이해합니다. 그렇기에, 이런 고퀄 모금 광고의 장점도 더욱 돋보입니다. 


바로 감정적인 커넥션이죠. 그들을 동정하고 불쌍히 여기게 만드는 것도 기부금을 모으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인류애에서 출발한 공감대, 동료의식이 불러오는 기부가 조금 더 마음 편하고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기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와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품앗이 하는 수평적인 마음 말이죠.  


그럼 오늘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단단한 미소를 짓고 있을 세상 모든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화이팅 입니다.


[유튜브 영상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gT6ici_j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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