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슈퍼마케타 Nov 13. 2022

멀쩡한 아파트에
금이 가는 독일 광고

우리 사회의 분열을 무너지는 아파트에 비유한 마트 광고




PENNY는 독일의 마트 브랜드 입니다. 중저가의 제품들로 서민들이 즐겨 찾는 할인마트죠. 브랜드의 광고 예산은 이번주에 수입된 물 좋은 노르웨이산 고등어 광고에 쓰일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 마트엔 모든 종류의 사람들이 방문하십니다. 하지만 올해 유난히 사회에 분열이 많아 보입니다. 분열은 사회는 물론 개인의 삶에도 치명적입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게 우리의 의무이기에 이 광고를 만들었습니다" 라고 페니는 말합니다. 


페니는 이미 소문난 광고 맛집 입니다. 지난해 2022년 깐느 광고제, 완성도 높은 영상에 주는 필름 크래프트 부문 그랑프리를 받았던 "The Wish" 역시 이 브랜드의 작품이었습니다. 당시는 엄마의 크리스마스 소원으로 팬데믹에 청춘을 잃어버린 젊은이들을 위로하는 감석적인 광고였죠. 올해 더 멋진 경쟁자가 없다면 아마 2023년 깐느 광고제 그랑프리의 주인은 페니의 이번 작품에 돌아갈 것 같습니다.


촘촘하고 몰입도 높은 4분 짜리 영상은 짧은 시퀀스 안에, 현재의 독일 더 나아가 전세계가 마주하고 있는 사회갈등을 하나하나 보여 줍니다. 


세대 갈등 

에너지 위기

가정 안의 불화

인종 차별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


그런 갈등으로 생긴 우리 마음 속의 균열을 아파트 벽에 금이 쩍쩍 가는 메타포로 스케일감 있고 몰입감 있게 보여줍니다. 마지막까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이란 아파트는 어디 쯤 와 있을까요? 아직 넉넉한 여유가 있을지, 아님 내일 당장 무너질지 알 수 없습니다. 수많은 전조증상이 일어나도 무너지기 전까진 우린 미처 알지 못할테니까요. 국힘과 민주, 부자와 가난한 자, 남자와 여자, 기성세대와 젊은세대. 분명한건 대한민국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는 지금도 끊임없이 쫙쫙 금이 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보다 위험한 건 많은 사람들은 그런 금이 그어지는 것 조차 눈치채지 못한채로 화내고 성내고 미워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LET'S TALK, 대화만으로 한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진 못할 겁니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은 분명 어디에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시작하려는 작은 노력과 이해가 우리 사회의 부서진 균열을 메우는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유튜브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aSVVoWd8qLY

The wish 필름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MdfNqlkqSeE

작가의 이전글 영국의 집값은 도대체 얼마나 비싼거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