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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시방 습격사건 1

by 이찬란




피시방이 있는 건물 앞에 다다르자 남자가 호달을 떠밀었다.


“먼저 들어가.”

“아저씨는요?”

“난 다 생각이 있으니까.”

“무작정 가서 어쩌라고요. 계획이 있으면 말을 해 줘야지.”

“아 글쎄 일단 들어가 봐!”

어쩌자는 설명도 없이 다짜고짜 밀어붙이는 남자에게 떠밀려 호달이 주춤주춤 몇 걸음 움직였다.

“참! 휴대폰은 이리 주고.”


무슨 속셈인지 남자는 호달의 휴대폰까지 알뜰하게 챙기고는 어서 들어가 보라는 듯 손을 흔들었다. 겨우 이층까지 오르는 동안 오만가지 생각이 호달의 머리를 스쳤다. 전화와 문자로 독촉은 해봤지만 돈을 받으러 직접 찾아오긴 처음이었다. 평소 하던 대로라면 매니저는 피시방에 없을 시간이었다. 하지만 있다면? 그것도 함께 다니는 양아치 패거리들과 함께. 자기 대신 나서서 뭐라도 해 줄 듯이 앞장섰던 남자는 정작 해결의 순간이 오자 혼자 발을 빼려는 모양새였다. 국숫집에서도 뒤통수를 치더니……. 호달은 이렇게 준비 없이 마주치느니 차라리 매니저가 없어서 허탕 치고 나오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하며 마지못해 계단을 올랐다.


다행히 피시방에는 알바생들 뿐이었다. 호달이 카운터 앞에서 얼쩡거리자 한 친구가 얼굴을 알아보고 고개를 까딱했다.


“저기……혹시 매니저님……”


호달이 말을 맺기도 전에 알바생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익히 알고 있지 않느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러면 그렇지 하는 안도 섞인 실망과 함께 허탈함이 밀려들었다. 해야 할 말은 꺼내보지도 못하고 들어온 지 몇 분 만에 돌아 나가자니 스스로가 너무 한심했다. 머저리처럼 매니저에게 당하기만 하면서 제대로 덤벼 보기는커녕 찍소리도 못하고 빌빌대는 꼴하고는.

알바생들은 어느새 호달에게 관심을 끄고 각자 제 할 일로 돌아갔다. 관리자가 없어진 지 오래라 일을 한다기보다 자리에 앉아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빈둥대는 분위기였다. 어쩌면 매니저가 소개해 준 도박게임을 하는 중인지도 몰랐다. 온갖 궂은 일은 도맡아 하고도 알바비를 떼인 자신과 달리 저들은 게임으로 대충 시간만 떼우고도 얼마를 받을 거였다.

‘그래, 나 같은 건 당해도 싸. 호구 새끼.’

호달은 애초에 자기가 밀린 알바비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조차 없었던 게 아닐까 싶은 생각에 쓴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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