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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승부

by 이찬란




“혀…형!”

도림천을 달려 호달이 피시방 건물 입구에 다다랐을 때, 누군가 급히 그를 막아섰다. 온라인 도박에 빠져 매니저의 똘마니가 된 고등학생 녀석이었다. 녀석은 망보듯 주변을 경계하며 두리번대고 있었다.

“형, 아직 올라가지 마세요.”

호달은 움찔했다. 성난 매니저가 피시방을 지키고 있는 게 분명했다. 오면서 이미 예상한 상황이었다. 여느 때처럼 알바생들에게 한바탕 화풀이하고 돌아갔으면 한숨 돌릴 시간을 벌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었다.

“넌 왜 나와 있냐? 맞았냐?”

“그게…….”

“정신 차려 임마. 부모님 걱정하셔.”

“…….”

대답 없이 머리를 긁적이는 녀석을 뒤로하고 호달이 계단으로 향했다.

“아, 형! 가지 말라니까요.”

“이제 더 갈 데도 없다.”

“형! 형!”

뭐가 불안한지 호달을 부르면서도 녀석은 뒤따라올 엄두를 내지 못했다. 계단을 하나씩 힘주어 오르며 호달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왼쪽 옆구리가 쿡쿡 쑤셔왔다.


예상대로 피시방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호달이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자 카운터를 지키고 있던 알바생들의 눈빛에 긴장감이 어렸다. 그들이 힐끗거리는 쪽에서 매니저의 다그치는 듯한 욕설과 누군가의 웅얼대는 소리가 들렸다. 커플용으로 칸막이가 쳐진 곳이었다.

‘나처럼 만만한 놈이 하나 걸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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