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먹어 본 내가 이상한 걸까?...
요즘 나만 빼고 다 먹어본 것 같은 이름이 있다.
두쫀쿠.
처음 들었을 땐 솔직히 디저트 이름인지, 애칭인지, 강아지 이름인지 헷갈렸다.
알고 보니 두바이 초콜릿 쿠키의 줄임말이란다.
아, 역시 요즘은 뭐든 줄여야 유행이 된다.
SNS를 열면 다들 두쫀쿠를 들고 있다.
반으로 쪼개서 안에 녹아내리는 초콜릿을 보여주고,
“와… 이건 진짜다”라는 멘트를 꼭 붙인다.
그 ‘진짜’가 뭔지는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지만,
표정만 보면 인생의 진리를 한 입에 깨달은 것 같다.
문제는 나는 단 걸 별로 안 좋아한다는 점이다.
초콜릿은 한 조각이면 충분하고,
달다 못해 정신까지 달아오르는 디저트 앞에서는
자발적으로 물을 찾는 사람이다.
그런 내가 두쫀쿠를 사 먹어야 할까?
사실 고민의 본질은 맛이 아니다.
**“안 먹어본 내가 너무 시대에 뒤처진 사람처럼 느껴진다”**는 그 감정.
요즘 유행은 맛을 넘어 참여의 문제가 된다.
먹어야 대화에 낄 수 있고,
알아야 ‘요즘 사람’이 되는 기분.
그래서 다들 줄을 선다.
기다림 끝에 손에 쥔 두쫀쿠를 들고 사진을 찍고,
“기다린 보람 있음”이라는 말을 남긴다.
그 말 속에는 이런 뜻이 숨어 있는 것 같다.
나, 이 유행에 성공적으로 합류했어.
가끔은 그런 생각도 든다.
우리가 정말 좋아서 먹는 걸까,
아니면 놓치기 싫어서 먹는 걸까.
맛있다기보다는 안심이 되는 맛.
‘나도 이 흐름 안에 있다’는 확인 도장 같은 맛.
그렇다고 이게 나쁘다는 건 아니다.
유행을 쫓는다는 건 어쩌면
외롭지 않기 위해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일일지도 모른다.
같은 걸 먹고, 같은 얘기를 하고,
“너도 먹어봤어?” 하고 웃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아직 두쫀쿠를 안 먹었다.
아마도 어느 날, 정말 궁금해지면 먹을 것이다.
유행이 아니라 내가 나를 궁금해할 때.
단 걸 싫어하는 사람이
굳이 단 걸 먹는 날이 있다면,
그건 유행 때문이 아니라 이야깃거리가 필요할 때일 테니까.
오늘도 어딘가에서는
두쫀쿠가 반으로 쪼개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렇게 말하겠지.
“솔직히 말하면… 그냥 초콜릿이야.”
그래도 괜찮다.
유행은 늘 그렇게 지나가고,
우리는 또 다른 이름의 무언가를
웃으면서 궁금해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