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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지휘자 Nov 05. 2018

나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사람

벌써 내가 게스트하우스를 처음 운영하고 이 산업에 들어온 것도 5년...

누구에게나 자랑할 수 있을만한 외국의 게스트하우스도 만들어냈고,

이제 운영하고 교육하는 회사를 만들어

숙소들을 여럿 운영할 수 있는 체계와 시스템도 갖추게 되었다.




게스트하우스,

나도 운영자가 아니고 여행자의 입장에 섰을때는

그렇게 매력적인 곳이 없었다.

점점 희미해지는 여행의 기억에서 가장 오랫동안 남아있는 것은 

그럴싸한 유적지도 아니었고,

군침을 흘리게 만들던 음식도 아니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사람들은 참 따뜻했고,

게스트하우스에서 있었던 일들은 재탕에 삼탕에 오탕까지 해도 될 정도로

좋은 안줏거리가 되었다.

게스트하우스는 내 여행의 기억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있다.






여행자들이 많이 오는 게스트하우스,

내국인과 외국인이 넘쳐나는 게스트하우스,

사람들이 어딘가를 여행할 때 제일 먼저 언급하게 되는 게스트하우스.

그런 게스트하우스를 만드는 건

정말 호텔 하나를 키우는 것보다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호텔, 펜션 등 중대형 숙박업소와는 다르게

영세하게 시작하는 게스트하우스가 대부분인 중소숙박업 시장.

그만큼 수익을 올리기 위해 정말 안간힘을 쓴다.


여행자들은 부킹닷컴, 익스피디아, 아고다, 에어비앤비, 여기어때 같은

예약채널들을 수시로 검색하고 예약한다.

하지만 게스트하우스들은 이들에 지불하는 수수료 때문에

울고웃는 일이 많다.



조금이라도 더 벌어야 하는 게스트하우스이지만

옆집도 게스트하우스, 뒷집도 게스트하우스로 변할 정도로

많은 숙소들과 경쟁하고 있어

객실 요금을 높이기도 쉽지 않고, 

서비스의 질을 마음껏 높이거나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입소문이 잘못나서 나쁜 후기들이 쌓이거나,

통일성없는 침구나 인테리어,

조금이라도 청결치 못하다고 여겨지는 부분들이 있다면

그 숙소는 도태되기 쉽상이다.



고객의 국적, 고객의 연령대에 따라서도

상처를 입기도, 따뜻함을 느끼기도 하는 게스트하우스.


대체 나는 뭐 때문에 게스트하우스에 목말라서

이 쪽 일을 내 20대, 30대를 바쳐가면서 하고 있을까?





요즘은 정말 이 숙소 저 숙소를 넘나들면서

'내가 알던 게스트하우스의 매력이 지금 남아있을까?' 란 생각이 많이 든다.

이제 여행자들과 마주치는 것보다

업주와 마주치거나 매니저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많아졌다.

사람들이 어떤 점 때문에 게스트하우스를 찾는건지

더 고민하고 더 실행해 봐야겠다.

어렵겠지만 계속 여행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시선을 놓지 말아야겠다.



브런치를 통해서

나를 5년넘게 푹 빠지게 했던 게스트하우스의 매력을

다시 생각하고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게스트하우스 운영이 낭만이고 꿈인지, 처절한 현실이고 답답하기만 한 삶인지

마음가는대로 이야기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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