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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지휘자 Aug 27. 2020

고마웠습니다 즐거웠습니다

문래게스트하우스를 스친 나의 사람들에게

내일 일을 마치고 서울로 향한다.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3일이면

내가 가장 오랫동안 운영했던

문래게스트하우스의 운영이 끝난다.


지난 주 코로나 재확산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말 그대로 '뚝' 끊겼다.

그래서 본의아니게

천천히 숙소에 대한 정리가 되고 있다.


마지막 날까지 나와 함께 해주는

댄과 말론, 그리고 외국인매니저 디팔까지.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문래게스트하우스에서

운이 참 좋았다고 추억할 수 있을 것 같다.


낙후된 시설에서도

저마다 맡은 일을 해나간

내 사람들이 참으로 고맙다.


윌리,

문래게스트하우스 운영을 맡고

처음으로 선발했던 매니저.

쾌활하고 늘 웃는 인상이었던 윌리 덕에

철강소단지 내에 있던 우리 숙소가

어렵지 않게 밝아질 수 있었다.


혜민,

마지막 끝맺음은 깔끔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가 만든 매뉴얼을

가장 FM대로 따라준 매니저가 아니었을까.

어느 직장 어느 곳에서 일을 하던

혜민은 정말 잘 할 것 같다.


제인,

덥고 추운걸 모두 견디고 함께했던

제인. 고생만 시킨 것 같아 미안하다.

참 맑았고 정직했던 제인,

맡은 일에 대해 단 하나의 오점도 남기지 않았던

제인이 참 고맙고 존경스러웠다.


원,

처음부터 끝까지 어리버리하고 어수선했지만

그게 다 우리 숙소를 향한 진심에서 나온 것이란 것

알고 있다. 따뜻한 말을 많이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많이 배웠고 많이 느꼈다.


릴로,

짧은 시간이었지만 릴로 덕에

처음으로 주말 중 하루를

마음놓고 쉬기 시작한 것 같다.

믿음직했고 알아서 척척척이었던 릴로 감사!


제이,

외국인매니저와 한국인매니저들 사이에

가교역할을 멋지게 해준 제이.

숙소생활 어떠냐고 한 번 물어봐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언제나 힘이 되어주고 싶은 친구.


메리&씨씨,

문래에서도 외국인매니저를 시도해보자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났던 친구들.

믿음직한 사람이 두 사람이나 생겨서

참 좋았고 감사했다.


싸미,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싸미,

동료로서도, 인간적으로도 참 멋있는 사람이었다.

싸미의 베푸는 자세, 따뜻한 마음씨

빠짐없이 배우려고 노력했다.


아말리,

처음으로 '비건'을 마주했던 시간.

북유럽에서 온 아말리는 마냥 신기했다.

숙소와 우리를 좋게 생각해줘서 참 고맙다.

더 친해지지 못해 아쉬운 사람이다.


릴리,

슈와 함께 내가 제일 친했다고 느끼는 매니저.

조용하고 내성적인데 아시아대륙에, 그리고 우리 숙소에

큰 용기를 가지고 와 준 릴리,

좋은 친구를 알게 된 것 같아 좋았다.


줄리아,

우리 숙소와 매니저들을 가장 사랑하고 아껴준 매니저.

줄리아와 함께하면서 댄, 말론, 줄리아랑은

정말 일심동체로 일이 척척 흘러갔던 것 같다.

그립다는, 아쉽다는 줄리아의 말에 코끝이 찡하다.


애니카,

말괄량이 애니카,

일도 생활도 알아서 잘 하는 매니저였다.

밝은 성격이 숙소에 퍼져서 너무 좋았다.


사라,

2주밖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사라는 숙소의 많은 것들을 정리하고 바꿔놓았다.

존재감이라면 사라가 최고지 않을까?

짧은 시간이지만 정말 최선을 다해준 사라가

존경스럽고 감사하다.


슈,

월화수목금토일, 매일같이 함께한 슈.

힘든 내색도 없고, 털털하고 유쾌하고,

숙소를 떠날 때 펑펑 울던 슈의 마음을

너무나도 공감한다. 더 놀고 더 땀흘리고 싶다!


메리엠,

성숙하고 눈치가 빨랐던 메리엠.

성실했던 모습에 매일 고마웠다.

믿는 구석이었던 메리엠!


디팔,

계산적이지 않아서, 사람냄새나서

정이 가는 디팔,

이사를 가게 만들어서 마음이 불편하다.

미안하고 고맙다.


코로나19가 갑작스럽게 닥쳐서

똘똘 뭉치는 계기는 되었지만

매니저들을 불안하게 만들어서

참 미안했다. 







나의 분신이자 문래게스트하우스를

50%이상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댄, 말론

정말 오랜시간 가까이하고 싶은

진짜 친구를 둘 만든 것 같다.

내가 꿈꾸던 숙소발전소 인재상에

한틈의 오차도 없었던 사람들,

내가 또 어디서 이런 대단한 사람들과

일할 수 있을까.

이 두 사람과 함께 한 시간들이

가장 그리울 것 같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우리 숙소를 위해 땀흘려준 사람들 덕에

즐거운 숙소 운영을 한 것 같다.

이 사람들이 언제 어떤 도움이 필요하든

내가 이제 든든해져야지란 생각이 든다.


4일 남았다.

아듀 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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