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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지휘자 Oct 17. 2021

게스트하우스 창업을 꿈꾼다는 것

당신은 경쟁할 준비가 되었나요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망가뜨린지도

어느덧 2년이 되어간다.

하늘길이 막혔고 여행은 멈췄다.

숙소들은 길을 잃었고

호텔은 저마다 다양한 컨셉과 시도로

나름의 코로나19 극복방안을 찾아나섰다.

하지만,

내가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공간인 중소숙박업인

게스트하우스는 말그대로 쑥대밭이 되었다.

임대료를 낼 수 없는 숙소들이 늘어났고,

내가 아는 숙소 사장님들의 90%이상이 문을 닫거나

영업을 중단하게 되었다.

백신접종이 시작되고 코로나19에 대한

사람의 반격도 시작되면서 이제

'위드 코로나' 를 코앞에 두고 있다.

그리고 지금, 하나둘씩 게스트하우스들이

다시 기지개를 키고 운영을 시작하고 있다.




운 좋게도 내가 운영하던 마지막 숙소인

문래동의 게스트하우스는 지난 8월 영업을 종료했지만

이와 무관하게 작년 초부터

이전보다 더 많은 곳들에서 숙소 창업에 대한 강의를

쉴새없이 하고 있다.

늘 교육생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숙소를 창업하고 싶은, 운영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정말로 많은 것 같다. 20대 대학생부터 정년퇴임한 공무원분까지

교육장에서도 이렇게 많이 접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얼마나 많을까.

많은 매체에서도 좋은 공간, 재미난 공간으로 소개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 이제 코로나가 끝나면

더 좋은 공간, 더 멋진 컨셉으로 숙소들이 다시

경쟁을 할 것이다. 포맷이 되어 새롭게 제로 베이스에서.

이전같이 경쟁력없이 단지 위치만 좋거나

그 지역에 몇개 없다는 이유만으로 운영이 잘되는 숙소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소비력을 가진 MZ세대들은

그 공간에 갈 만한 확실한 '이유'가 있어야 가기 때문에.



숙소 교육을 할 때마다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은

당신은 숙소를 운영할만한 사람인가 생각해보는 것이다.

누군가에겐 길고 긴 잡소리가 될 수도 있지만

절실히 숙소를 창업하고 싶어하는 누군가에게

조금의 힌트가 되었으면 좋겠다.





당신은 게스트하우스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게스트하우스 창업을 꿈꾼다면,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하고자 준비하고 있다면,

본인이 운영할 숙소인 '게스트하우스'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생각해보면 좋겠다.


"예전에 숙소 매니저에서 본인의 숙소를 창업하게 된 L대표님은

본인이 매니저로 숙소 운영을 충분히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집요하게 전국에 보고 배울만한 숙소리스트를 뽑아달라고 요청하셨고

서울, 부산, 제주, 강원 등 그 지역에서 '대장'이라고 여겨지는 숙소들을

10군데 정도 추천해드렸다.

그리고 그 대표님은 10군데를 모두 가보고 그 숙소의 사장님들을 만나뵈면서

본인만의 숙소의 밑그림을 그려나가셨다."


게스트하우스가 다른 숙박업과 어떤 다른 점이 있는지,

운영할 때 어떤 부분이 중요하고 본인에게 어떤 부족함이 있는지는

교육을 통해서도 분명 채워질 수 있겠지만

숙소 운영 9년과 숙소 교육만 5년을 넘게 하고 있는 내가 생각해도

직접 가보고 묵어보는 것이 내 교육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 같다.

좋은 숙소, 낙후된 숙소, 사람들의 평가가 나쁜 숙소 등

우리 주변엔 저마다 다양한 준비과정을 거쳐 오픈한 많은 숙소들이 있다.

누군가가 이어서 가야 할 길을 먼저 걸어본 수많은 선배들이 있다는 말이다.

이 좋은 사례들을 실제로 가보고 체험하면서 얻는 인사이트는

다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생생한 교육자료가 된다.


코로나19가 들이닥치기 직전까지는

정말 돈 많은 사람들이 인테리어 뚝딱 해놓은 숙소들이

실제로 잘하는 것 같아 보인 때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코로나19가 이 중소숙박업을 포맷시켰고 정화시켰다.

게스트하우스는 돈만 있다고 잘할 수 있는 영역은

점점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로 준비하셨으니까 운영이 잘 될 수밖에 없구나'라고 느끼는

숙소가 교육을 하면서 점점 많아지고 있다.


아직도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게스트하우스, 호텔, 코리빙하우스, 카페 등

이색적이고 배울만한 공간들을 찾아다니는 중이다.

더할나위 없이 좋은 수업이다.



당신의 공간에 올 만한 '이유'가 있을까?


매 번 교육을 준비할 때 마다

요즘시대의 소비를 이끌어가는 MZ세대에 대해 고민하고 찾아보게 된다.

MZ세대는 그동안의 밀레니얼세대와는 다른 성향을 보인다.

산골짜기에 위치하든, 저 멀리 바닷가의 외딴 곳에 위치하든,

그들이 갈만한 '이유'가 분명하다면 반드시 그 공간에 방문한다.

요즘의 MZ세대는 군산에 짬뽕 하나를 먹으러 들릴 준비가 되어있고

인생샷을 담기 위해 강원도 산골짜기 목장에도 떠날 채비가 되어있다.

공간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어떤 이유로 MZ세대에게 어필할 것인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얼토당토, 미지근한 이유말고

우리 숙소, 우리 공간이어야 하는 확실한 이유가 있는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말하는 것이 중요한가, 듣는 것이 중요한가


내가 숙소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방문객의 후기에 귀기울였던 것이라고 대답한다.

묵어본 사람들의 후기에는 우리 숙소의 방향과 개선점이

여과없이 잘 드러난다.

불편한 점, 좋은 점, 고쳐야 할 점 등 숙소에 묵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모든 것이 담겨있다.

나는 숙소 운영하면서 우리 숙소의 후기는 나만 보고 싶었을 정도로

내겐 소중한 인사이트였고 재료들이었다.

최소 1주일에 한 번 이상은 숙소의 후기들을

직원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했고,

이를 통해 우리가 바로 개선할 수 있는 것과 아닌 것들을 구분짓고

모든 숙소의 변경사항은 바로 이 후기들이 근거가 되어 실행되었다.


많은 숙소들은 아직까지도 숙소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고객의 피드백을 통해서가 아닌

본인들의 주관들을 믿고 밀어붙이는 중이다.

좋은 경쟁력을 가진 숙소라면

고객들의 목소리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0점후기인 사람들의 목소리에도 귀담아들을 것들이 분명 있으며

5점후기인 사람들의 목소리에도 나태해지지 않을 우리의 의지가 필요하다.






코로나19가 들이닥쳤더라도

작년 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좋은 숙소와 공간을 만드려는 노력들과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다시 사람들을 맞이할 준비,

다시 편안함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기대되고 또 기대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더 자랑하고 싶은,

내가 더 사랑하고 싶은,

많은 게스트하우스들이 다시 생겨나길 바란다.

그리고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아낌없은 그루터기와 도우미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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