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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지휘자 Jun 17. 2024

[에어비앤비 창업 #10] 시작은 디테일보단 기본을!

운영의 제일 우선순위는 투숙환경이다

요즘 오랜만에 내 숙소를 직접 청소해 보고

일주일에 몇 차례씩 현장에 가서

집중해서 들여다보는 시간들을 즐기고 있다.


에어비앤비 채널에 숙소 판매를 시작한 지

보름이 조금 넘었다.

매일 수십 번의 걱정, 수십 번의 안도, 수십 번의 뿌듯함이 교차한다.


여행지도 아닌 서울 끝자락 변두리에 위치한 숙소가

과연 흥행할 수 있을까 걱정도 사실 많다.

나도 사람인지라 분명 실패를 할 수도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명색이 숙소운영교육을 하는 사람이고

돈을 내고 내게 교육을 받는 사람들이 천명 가까이 될 텐데

나는 변명하지 말아야지,

잘 되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해 봐야지,

안되면 왜 안되는지 명확하게 이유라도 찾아야지란 생각으로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것 같다.

 

다행히 오픈 보름 만에

처음 생각했던 내 예상대로 숙소는 흘러가고 있다.

가오픈기간 다양한 지인들에게 피드백을 여러 차례 받고

하나둘씩 숙소의 작은 부분들을 바꿔나가고 있다.

지인들의 피드백과 후기 덕에 고객들의 후기들도 채워지고 있고

다음 달 초엔 그 결과를 받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지난달 숙소 운영하면서 알고 지낸

내 또래의 숙소 대표님을 만났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조그마한 에어비앤비 운영도 멈추지 않는다고 했다.

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내게 에어비앤비는 부담 없이

운영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처음 내가 숙소를 운영할 때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숙소를 운영하기 시작할 때

사람들은 이것저것 예쁘고 감각적인 시선만 가지고

숙소를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예쁘다', '감각적이다', '트렌디하다'

내 숙소의 후기에 이런 딱지들이 붙길 바랄 것이다.


음, 근데 지나고 보면 숙소의 호감도가 올라가기 시작하는 건

이런 겉 부분이 아닌

숙소에 묵었을 때 편안했는가 하는

투숙환경에 있는 것 같다.


감각적이지 않아도, 예쁘지 않아도,

조금 서툴더라도,

숙소 오픈할 때 첫 1-2개월은

누군가 숙소에 와서 편안하게 하루이틀을

묵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글에서 숙소에서 자보는 게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숙소에서 가장 중요한 건 투숙환경이고

그 어떤 것도 이를 능가하는 건 없다고 본다.


침대가 편안한지,

그렇지 않다면 매트리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때이고

자는데 밖에 소음은 없는지,

그렇지 않다면 샷시 보수나 다른 소음방지를 위한 방법은 없는지 고민할 때이고

드라이기로 머리 말리는 게 시원치 않다면,

출력 좋은 드라이기로 교체해야 하나 고민할 때다.

내 숙소에 묵는 손님들이

편안하게 하루 묵기에

모든 물건들과 집기들이

손님들이 필요로 하는 자리에 맞게 있는지도.



나도 오랜만에 숙소를 다시 운영한 지 보름이 지났지만

예쁜 소품, 멋지고 감성적인 소품 하나 바꾸지 않았다.

여성분들이 긴 머리를 말릴 때 걱정 없을 정도의 드라이기로 교체했고,

냄새나고 보풀이 일어난 침구류를 버리고 새로 구매했고,

내 숙소에 오는 여행객들이 요청할 만하다고 생각되는

멀티어댑터나 충전케이블 등 집기들만 몇 개 추가했을 뿐이다.


숙소에 오는 손님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무얼까?

밤새서 예쁜 숙소에서 사진 찍는 게 최우선일까?

편안한 잠자리에 들고 다음날 기분 좋게 일어나는 게 최우선일까?


분명 이 숙소에도

감성적인 소품들이 교체되는 시기가 오겠지만

초반 한 달 정도는 모든 후기에서 자는데 불편함은 없었는지 하나만

집중해서 지켜볼 생각이다.


적어도 초반 한 달 정도는

이 숙소가 투숙환경을 잘 갖춘 숙소라는 걸

증명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디테일보다는 기본을,

그럼 분명히 이 부분부터 입소문 나게 되어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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