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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지휘자 Jun 18. 2024

[에어비앤비 창업 #11] 곳곳에 붙는 안내문, 안녕

고객은 숙소에서 '쉽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은 여행할 때 숙소에서

최대한 편안하고 '쉽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건 숙박업 운영짬빠가 찰 만큼 찬 나에게도

늘 도전이고 실험인 것 같다.


나도 분명 숙소를 처음 운영했을 때는

'이것 하지 마라'

'저것은 조심해라'

'이건 이렇게 해야 하고, 저런 저렇게 해야 한다'

고객에게 신신당부의 느낌으로 숙소 곳곳에

덕지덕지 안내문을 붙여 두었다.

아무리 크게 붙여놓아도 예쁘게 걸어두어도

안내문이 고객들에게 크게 영향을 끼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외국에 여행을 갈 때마다 들리는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들.

그 어디에도 우리나라 숙소들처럼

곳곳에 안내문이나 유의사항이 붙어져 있는 곳은 없었다.

입실을 하기 전에 매니저가 중요한 부분은 다시 안내하는 정도고

입실을 하면 최대한 손님들이 편안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외국에는 똑똑하고 잘 지키는 매너 있는 여행객들만 와서 그러는 걸까?

덕지덕지 붙이는 우리나라의 게스트하우스들과

그저 편안하게 지내는 분위기인 외국의 게스트하우스들,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내가 이번에 숙소를 오픈할 때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숙소의 소개페이지와

정보들을 세심하게 적으려고 노력했다.

이용 가이드는 별도의 페이지로 만들어서

소개 페이지에 링크로 넣었다.

3일이 꼬박 걸렸을 정도로 이번 내가 운영한 에어비앤비 숙소는

온라인에서 숙소가 보이는 부분에 대해 고민했다.

정보와 규정안내를 빠짐없이 담으려고 했고

어찌하면 일목요연하고 가독성 있게 쓸지,

어떤 문구로 써야 부정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동하게 할지를

고민했다.


그리고 숙소 내부에는 그 흔한 '이러지 마세요' '이것 주의해 주세요' 같은

안내문 하나 넣어두지 않았다.

내 숙소에 오는 모든 손님은

내가 공을 들여 써놓은 규정과 이용가이드를

반드시 숙지하고 올 것이라는 생각으로

입실하면 최대한 쉽고 편하게 있다 가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아직 20여 일밖에 되지 않아서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요즘 이런 사람들이 있구나'

'천사들만 예약하나?' 싶을 정도로

내가 이용가이드와 숙소 정보에 요청한 그대로

숙소를 이용하고 묵다 가는 사람들만 있었다.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하겠지만

돈 내고 묵는 공간에서

이래라저래라 지시하는 듯한 분위기는 없애고 싶다.

정확히 말하면,

이래라 저래라는 그럴싸해 보이는 이용가이드로 충분하다.


손님은 내 숙소를 '쉽게' 이용하고 갔으면 좋겠다.

막 쓰고 가라는 의미가 아닌 '아는 선에서 최대한 편하게

어려워하거나 불편해하는 게 없으면 좋겠다.

그래야 호스트를 귀찮게 굴거나

트집 잡힐 일이 없을 테니.



5년 만에

다시 창업하려는 숙박업 예비창업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작한 날이다.

내 에어비앤비가 충분한 실험의 장으로,

인사이트를 얻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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