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라
미치지 않고서야의 저자인 미노와 고스케는 1년에 100만 부를 팔아치우는 천재 편집자다.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는 생각과 행동을 한다. 하고 싶은 것 생각난 것을 곧장 실행으로 옮기는 세 살 어린아이와 같다. 말 그대로 좋게 미친 사람 같다. 저자는 신입사원으로 막 들어간뒤 연수를 갔다. 매너 연수였고 사회경험이 부족하고 제대로 된 인사법조차 몰랐던 그는 훌륭한 사회인으로서의 상식을 배울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룹 토의를 하는데 ' 어떤 삶의 방식을 중요하게 여기는가 ' , ' 어떤 생각으로 회사에 들어갔는가 '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는 수수께끼 같은 모임이었고 10대들이 모여 떠드는 것 같은 분위기에 구역질이 났다고 한다. 기대했던 것은 <명함을 주고받는 법이나 메일을 작성하는 법처럼 실제 회사 생활에 필요한 매너를 배우는 시간> 이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정반대였다. 매너 연수를 받은 뒤에는 보고서를 써서 회사에 제출해서 내야 했는데 저자는 반론을 제기한다.
이제 갓 들어간 신입사원이 고위직이 좋다고 생각하고 추진한 행사에 반론을 제기한 것이다. 결국 그의 보고서는 사내에서 문제가 됐고 국장실에 들어가 엄청나게 혼이 났다. 그 와중에도 저자는 " 딱히 반성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쓴 내용은 잘못되지 않았으니까요 "라고 반론을 제기하며 곱절로 혼이 났고 그 일로 최악의 문제아라는 낙인이 찍히고 말았다.
회사에서 무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은 마음속으로는 별 볼일 없는 모임이라고 생각할지라도 그것을 표현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행동이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회사의 노예가 아닌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은 인간이라면 넌센스라는 판단이 들 때는 상대가 누구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노예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무난하게 좋게 좋게 가고 싶은 타입이어서 허튼소리 라고 생각되는 말과 행동에도 아무 말 없이 넘어갔다. 아직도 기억나는 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강사일 때 회의 시간에 원장님이 나눠주는 잘 되는 학원에 대한 프린트물 그리고 학습법을 선생님들이 돌아가며 읽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때의 나는 별 불만 없이 순순히 순응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뒤 ' 진짜 쓸데없는 행동이었다 '라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그 시간에 학생들 개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훨씬 나았다.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서 내가 원장님께 반론을 제기할 수 있을까? 더 좋은 대안이 있다고 이야기는 하고 싶다. 그게 학원을 위해서든 학생을 위해서든 옳은 방향이니까. 생산적인 이야기가 오가야 할 회의 시간에 프린트된 학습법을 눈과 입으로 읽어도 날아갈 뿐이다. 한마디로 잠깐은 기억에 남을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아무 의미 없다. 각각의 학원은 다르기에 이런 주먹구구식의 방법으로 성장시킬 수는 없다.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만드는 것부터 필요하다.
상사의 말에 즉각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기는 쉽지 않다. 심지어 사회 초년생일때는 훨씬 상사의 말에 무게감이 실린다. 그럴지라도 뭔가 잘못되었다 싶을때는 마음속으로라도 의문을 제기해라. 더 좋은 제안을 할 준비를 하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혼자가 아닌 마음 맞는 동료 강사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