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터널 선샤인 (2004)
언제쯤 새로운 연애를 다시 시작하면 좋을까?
밸런타인데이 아침, 조엘은 회사를 땡땡이치고 몬타우크행 기차를 탔다. 순전히 충동적이었다. 그는 도착한 몬타우크 해변에다 혼자 일상을 끄적이며 시간을 보냈다. 바람이 많이 불었다. 조엘은 누군가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자기에겐 그런 인연은 없을 거라며 이내 마음을 접었다. 그는 헤어진 여자친구를 떠올려봤다.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한다. 아파하다 다시 외로워진다.
그다음 사랑은 언제가 좋을까?
사랑할 때? 사랑을 느낄 때? 이별의 아픔을 견디기 힘들 때? 외로움을 느낄 때? 기회가 왔을 때?
모두 그럴 수도 있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보다가 문뜩 이별을 하고 ‘언제쯤 새로운 연애를 다시 시작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연애를 하다 헤어지면,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사람도 있고, 그런 것 없이 빨리 마음 정리가 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누구와 만나고 헤어졌는가, 어떤 연애를 했는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언제쯤 새로운 연애를 다시 시작하면 좋을까?’라는 질문에 정답 따위는 없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질문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영화가 끝나자 조엘(짐 캐리 분)과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슬렛)의 몸부림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연애를 한다는 것은 서로 사랑의 파장을 주고받는 것이다. 처음 연애를 시작할 때는 그 파장의 주파수가 서로 다르지만, 함께 시간을 보다 보면 그것이 상대방에게 맞춰진다. 사랑의 파장은 마치 태양이 지구에 보내는 파장과 같아서 처음에는 아침에 햇살이 느껴지듯 자신과 다른 주파수의 파장이 분명하게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주파수가 맞아가면서 한낮의 햇살처럼 그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여겨진다. 그러다 이별을 하게 되면 항상 자연스럽게 와 닿았던 파장이 사라지게 되고 결국 공허함과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조엘이 외롭다는 것, 누군가 만나고 싶다는 것은 클레멘타인이 보내던 파장의 부제가 느껴졌기 때문이고, 자신이 그녀에게 보내던 파장이 도달할 곳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도 클레멘타인에게 맞춰진 주파수의 파장을 계속 뿜어대고 있는 것이고, 그녀가 뿜어내 주던 햇살 같은 파장이 더 이상 자신에게 와 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명 클레멘타인에게 맞춰진 주파수의 파장이 멈추는 때가 온다. 그 전까진 꽤 힘들 수도 있지만 다시 자신만의 파장을 뿜어내는 때가 온다. 파장의 주파수가 초기화된 것이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그녀의 부제나 외로움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다가 또다시 누군가 자신의 주파수에 반응하는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
나는 조엘과 클레멘타인의 모습을 보면서 바로 그때가 다시 연애를 시작하면 좋은 때라고 느꼈다. 이별의 아픔이 지나가고 더 이상 클레멘타인의 부제가 느껴지지 않는 때 말이다.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4)
연출 미셸 공드리
출연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지울 수록 특별해 지는 사랑...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요?
기억은 지워도 사랑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You can erase someone from your mind. Getting them out of your heart is another story.
사랑은 그렇게 다시 기억된다..조엘은 아픈 기억만을 지워준다는 라쿠나사를 찾아가 헤어진 연인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한다. 기억이 사라져 갈수록 조엘은 사랑이 시작되던 순간, 행복한 기억들, 가슴 속에 각인된 추억들을 지우기 싫어지기만 하는데... 당신을 지우면 이 아픔도 사라질까요? 사랑은 그렇게 다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