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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리오 Feb 19. 2019

『개인주의자 선언』 '개인'주의자

[도서] 문유석의 『개인주의자 선언』

  나는 소리에 좀 예민한 편이다. 내가 원하지 않는 소리가 들리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머릿속이 불편해진다. 누군가 만약 지하철에서 욕을 잔뜩 섞어 큰소리로 통화를 한다거나 시외버스에서 스마트폰 스피커로 음악을 틀어놓으면 어떻게든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으로 벗어나고 싶어 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에겐 빠르게 달리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뛰어내릴 만한 용기는 없다. 그렇다고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할 만한 성격도 못 된다. 그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며 지하철이나 버스가 더 빨리 달리길 바랄 뿐이다.


  나는 평소에 개인주의적 삶을 지향한다. 나는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고, 자유로웠으면 좋겠고, 편안했으면 좋겠다. 만약 누군가 그러한 바람을 침해한다면 생각이 많아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온전히 그런 가치만을 추구하며 살 수는 없다. 나의 행동이 역시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될 수 있고, 내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피해를 입기 싫은 만큼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 역시 싫기 때문이다.

  덕분에 나는 어떤 사회적인 일을 할 때, ‘혹시 다른 사람들이 불쾌하려나?’라고 한 번쯤 생각한다.


  『개인주의자 선언』에서 가장 공감하는 문장은 책 맨 앞에 나온다.


나는 그저 이런 생각으로 산다. 가능한 한 남에게 폐나 끼치지 말자. 그런 한도 내에서 한 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것 하며 최대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자.


  정말 그렇다. 개인주의라 하면 ‘나’가 아닌 ‘개인’의 이익을 우선하는 것이다. ‘나’도 개인이지만 ‘너’ 또한 개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찌 됐든 가능한 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만 좋으면 되지? 그게 뭐 어때서?'라며,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던 말던 ‘나’의 이익만을 우선하는 것은 개인주의가 아니라 이기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개인주의자가 자신의 권리를 추구하면서, 다른 사람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러니 책에 나온 것처럼, 개인주의는 자신의 권리를 생각하는 것 같이 다른 사람의 권리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가능한 한’ 말이다.




개인주의자 선언 / 문유석 / 문학동네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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