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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리오 May 08. 2019

『여행의 이유』나의 여행의 이유 '앨범 만들기'

[도서]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

  작년부터 계속된 나의 여행의 이유는 '앨범 만들기'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그때 찍은 사진을 골라 인화해서 앨범으로 만든다. 사진을 고를 때는 잘 나온 것도 중요하지만 '이야기가 얽혀있는가'를 주로 고려한다. 앨범 첫 장에 꽂을 표지도 꼭 만든다. 요즘 같은 시대에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보면 간편하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화면보단 인화지가, 디지털적인 것보단 아날로그적인 방법이 더 좋다.

  이렇게 만든 앨범은 나만의 여행기가 되는 샘인데, 그 책에는 사진만 있고 이야기는 내 머릿속에 있다. 가끔 일상이 무료해지거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아니면 그냥 눈에 걸렸을 때 그 여행기를 빼서 꽂혀있는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떠올리면 지난 여행의 추억 금세 생생해진다. 여행을 가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앨범을 완성할 때까지의 시간들의 가치가 비로소 완성된다. 마치 일상과 여행에 작은 환기구를 내놓는 것처럼 여행을 통한 일상의 환기가 조금씩 계속 이어진다.


  그 전까지만 해도 나의 여행의 이유는 크게 '보기' 아니면 '먹기'였다. 여행을 떠나면 그 지역만의 특색 있는 음식을 먹거나 일상에서 잘 볼 수 없는 것을 보려고 찾아다녔다. 그렇게 해야만 여행에 의미가 생겼고 흔적이 남았다.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다른 사람에게 '나도 봤다' '나도 먹어봤다' '나도 경험해봤다' 고 말할 수 있었다.


  물론 일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을 찾아다니는 것은 지금도 변함없다. 그때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여행을 사진으로 남겼다. 하지만 지금은 여행을 할 때 나중에 사진을 통해 여행을 추억할 것을 좀 더 염두한다. 그래서 사진에 대해 공부를 하고 카메라에 관심을 갖고 셔터를 좀 더 신중하게 누른다. 여행이 훼손되지 않는 정도에서 사진을 고민한다.


  자신이 여행을 다녀와서 쓴,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를 읽어보니 여행을 다녀왔던 때가 생각이 났다. 나의 여행의 이유가 생각났고, 나의 여행의 기술이 생각났고, 어서 여행을 떠나고 싶어 졌다. 역시 여행기를 읽긴 읽었나 보다. 마음이 다시 살랑이는 것 보니.

  에라 모르겠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

여행의 감각을 일깨우는 소설가 김영하의 매혹적인 이야기 『여행의 이유』. 꽤 오래전부터 여행에 대해 쓰고 싶었던 저자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순간부터 최근의 여행까지 자신의 모든 여행의 경험을 담아 써내려간 아홉 개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지나온 삶에서 글쓰기와 여행을 가장 많이, 열심히 해온 저자는 여행이 자신에게 무엇이었는지, 무엇이었기에 그렇게 꾸준히 다녔던 것인지, 인간들은 왜 여행을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고, 여행의 이유를 찾아가며 그 답을 알아가고자 한다.

2005년, 집필을 위한 중국 체류 계획을 세우고 중국으로 떠났으나 입국을 거부당하고 추방당했던 일화로 시작해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목적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는 《추방과 멀미》, 일상과 가족, 인간관계에서 오는 상처와 피로로부터 도망치듯 떠나는 여행에 관해 다룬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즐겁고 유쾌하게만 보이는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출연하면서 하게 된 독특한 여행에 대한 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 등의 이야기를 통해 매순간 여행을 소망하는 여행자의 삶, 여행의 의미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게 된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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