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이 별건가. 알아먹기 쉬워야지
처가에 가면 매번 박스에 이것저것 싸주시는데 열어보면 별게 다 들어 있다.
참기름 당면 설탕 새우젓.
어디서도 맛볼 수 없어 아껴먹는 겉절이김치... 같은 것.
그리고 생활용품들.
언젠가 샴프...도 딸려왔다.
샴프는 샴푸...다. 다른 것일 리 없다.
눈이 침침한 어른들도 샴푸를 쓴다. 노인이라고 샴푸 대신 빨래비누를 쓰진 않는다.
그런데 왜 참깨알보다 작은 글씨로 shampoo라고 써놓는 건지.
더 작게 conditioner, treatment...라고 써놓으면 거의 비맹인 점자 읽는 수준이다.
내가 샴푸를 만든다면 다 필요없고 저렇게 써놔야지 싶다.
장인어른처럼 샴프..라고.
언젠가 본가에 가니 아버지도 욕실 린스통에 린서...라고 크게 써놓으셨던데
충청사투리와 경상사투리를 쓰시는 두 분이 유사한 표시를 해두셔서 깜짝 놀랐다.
샴프, 린서.
(사투리 쓰는) 노인을 위한 브랜딩이 필요하다.
거창하게 브랜딩이라 부르지만, 브랜딩이 별건가.
쓰는 사람이 누구든, 척 보면 알아먹기 쉽게 만드는 거...
그게 브랜딩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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