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라 말할 수 없는 심경이 된다, 6년이 그냥 지났어도.
"아까 요앞 공원 지나가는데 고양이 소리가 들려요.
봤더니 길고양이가 이제 막 새끼를 낳은 것 같더라고요.
뭘 못먹었는지 너무 깡말라서 편의점 가서 2천원 주고 참치캔 하나 사다 까줬어요.
오면서 보니까, 다 먹었더라고요. 헤헤..."
아이가 들어오자마자 말했다.
별 쓸데없는 참견이라고, 나는 (속으로) 말했고 아내는 잘했네,라고 즉시 말했다.
어젯밤엔 아이가 라넌큘러스 화분을 사왔다.
"그냥이요."
이뻐서 2천원 주고 화원에서 샀다는데,
이놈도 고양이처럼 시들시들해서 가련하게도 제 몸보다 큰 영양제를 꽂고 있다.
이놈아, 왜 속아서 매번 이런 걸 돈 주고 사오냐. 다 죽어가는 걸
...이라고 차마 말하지는 못했다.
6년 전 그날, 먹먹한 마음으로 집에 와서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너랑 동갑나기 아이들인데... 아빠는 마음이 너무 아프구나... "
그랬더니 아이는 무표정하게, 아빠 아들은 여기 있잖아요,라고 했다.
6년의 시간이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흘렀다.
그간, 노란꽃만 보면 뭐라 말할 수 없는 심경이 되곤 했다.
나는 괜찮으니 다 괜찮은 것인가...
모든 것이 달라졌는데
실상은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이 없네.
@2014016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
하얀 나비 꽃 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
따스한 봄 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튤립(상단), 팬지, 애기똥풀, 노랑붓꽃, 유채꽃, 감국, 호박꽃, 복수초,
달맞이꽃, 라넌큘러스, 서양민들레, 나팔수선화, 황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