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게 화를 내면 정말로 좋을까?
어머니는 지난 설에 "니가 사남매 중 제일 성질이 부드럽다"고 또 그러셨는데
뭘 모르고 하시는 말씀이다.
성질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화 안 나는 사람이 어딨나.
나도 매일 화난다. 화가 나도 겉으로 표를 안 내려고 하는 것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벌컥 화를 내고서는 나중에 자책하거나 사과하는 것만큼 비루한 것도 없다.
어떤 이는 버릇처럼 화를 내면서 자기는 뒤끝이 없다고 큰소리치는데, 어리석다.
뒤끝이 없는 게 아니라 예의가 없는 것이다.
또 누군가는 말하기를 "나는 할 말은 하는 사람"이라고 뻐기던데
그말인즉, 할 말 안 할 말 구분 못한다는 자백일 따름이다.
누구는 "화를 내야 할 때는 내라"고 조언하는데, 그것도 맞는 얘기겠지만
대부분의 문제는 화를 내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때가 언제인지도 나는 모르겠다.
화를 참으면 홧병에 걸린다고도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화를 참아서가 아니라 화를 내서 홧병에 걸리는 것이다.
화를 내는 것은 습관이다. 화를 안 내는 것은 훈련이다.
화 안 내는 사람이 승자다. 참으면 백번 유익하다.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화를 안 내는 건 지혜이다.
#오늘의묵상 #미련한자는분노를당장에나타내거니와 #승질은다드러워
사진: Nik,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