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은 자랑스럽지만 헷갈릴 때가 많다. 바르게 쓰자면 더 그렇다.
평소 늘 쓰던 말인데
써 놓고 문득 이게 맞나 싶은 게 우리말 표기법이다.
한 가지 질문.
숫놈일까? 수놈일까?
숫놈일 것 같지만 수놈이다.
짐승의 암수, 성별을 나타내는 '수'는
숫양, 숫염소, 숫쥐 세 가지 빼고는 모두 '수'로 써야 한다.
짐승 세 마리만 기억하면 된다. 양 염소 쥐...
그러니 수놈, 수소, 수사자, 수사슴, 수고양이다.
수소(bull)는 수소(hydrogen)와 혼동되기 쉽지만
어쨌든 수소다. (발음은 다르다.)
그럼 개는?? 수개... 이상하지 않은가?
응. 수캐라고 써야지.
마찬가지로...
돼지는 수퇘지.
닭은 수탉.
병아리는 수평아리. (그리고 암평아리)
이렇게 써야 한다.
이건 또 왜 그래? 안 그래도 어려운데...
어려워도 알아두면 좋으니 계속 배워 보자면,
암과 수라는 접두사가 붙을 때...
강아지, 개, 것, 닭, 당나귀, 병아리, 돼지, 기와, 돌쩌귀.
이 아홉 가지는 바로 뒤 자음이 거센소리를 낸다.
따라서
암캉아지/수캉아지, 암캐/수캐, 암컷/수컷, 암탉/수탉, 암탕나귀/수탕나귀,
암평아리/수평아리, 암퇘지/수퇘지, 암키와/수키와, 암톨쩌귀/수톨쩌귀...로 발음하고 써야 한다.
맞춤법을 찾다 보니 우리말, 새삼 생경하다. 암키와, 수톨쩌귀라니.
닭은 그렇다 치고, 꿩은?
위의 기준에 따르면 당연히 수꿩이다. 숫꿩도 수퀑도 아니다.
그냥 장끼라고 쓰거나.
벌은? 숫벌이나 수펄이 부르기 자연스럽지만 수벌이다.
왜냐고 묻지 말고 그냥 외우자. 아홉 가지 경우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퀴즈 하나 더.
'우리말'일까, '우리 말'일까?
우리말이다. 붙여 써야 한다.
우리말에는 우리가 들어간 낱말이 많은데
우리말, 우리글, 우리나라... 세 개 말고는 모두 띄어 써야 맞다.
우리 집, 우리 가족, 우리 엄마, 우리 동네, 우리 강산... 모두 띄어 쓴다.
우리나라, 우리말, 우리글... 아름답지만 어렵다.
어렵더라도 바로 알고 바로 쓰자.
매일 모국어로 말하고 쓰고 사는 우리에겐 날마다 한글날이다.
사진 Jared Schwitzke,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