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잘하는 것인 줄 알았다.

가장 강력한 무기

by 수피

살면서 스스로를 돌아본다는 건 꽤나 귀찮고 어려운 일이다.


나의 외적인 모습을 보고 싶으면 거울을 통해 보아야 하지만

내 내면을 보려면 어떤 도구로도 도저히 볼 방법이 없다.


이것에 대해 생각하다 결국 내면은 보는 것보다는

생각하며 느끼는 것에 더 가깝겠구나 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인간이 자기 모습을 보며 태어나는 걸 본 적 있는가?

없다. 엄마 배 속에서 거울을 들고 나오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거울을 보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나라는 존재는 없다.


그러다 보니 남을 바라보고 나를 판단하게 된다.

마치 그것이 옳은 것 마냥 습관처럼... 적어도 나는 그랬다.


나와는 '결'이 다른 행위를 남이 했을 때, "저 사람은 참 대단하다"

"나는 왜 그러지 못하는가.. " 하며 나를 한 없이 내렸던 거 같다.


한 일화로 똑 부러진 성격을 가진 직장동료가 있었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직책, 나이 불문 지적을 서슴없이 했던 직원이었다.

나였으면 하지 못할 말을 남에게 내뱉는 그 용기가 나는 도저히 따라 할 수 없었다.


난 항상 그런 부분에서 스스로에게 불만이었다. 너무 눈치 보는 성격..

배려라면 배려일 것이다. 하지만 뭐든 과하면 안 좋은 법.

오해만 불러일으키기 일쑤였고 일만 더 부풀렸다.


그런 일들을 겪고 나서야 저렇게 서슴없이 말할 수 있는 용기가 내게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렇기에 그 직원이 대단해 보였다. 흔히들 '일잘러'라고 부르는 그런 사람처럼 여겨졌다.


꽤 긴 시간 그렇게 그 사람을 높이 봐왔고 어느덧 퇴사를 하게 되고 송별회를 하던 날이었다.

그 송별회에는 그 직원을 없었다.


나는 그때 느꼈던 그 직원의 능력에 대한 부러움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고 나의 부족함을

부끄러움 없이 얘기했다.


그 이야기를 듣던 사람들은 의외의 말을 했다.

"난 그 직원이 참 일을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일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 이유인 즉, 서슴없이 던지는 말이 일에 효율은 높였을지언정 인간관계에는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팀원과의 관계는 일을 잘하는 조건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는 말이었다.

아무리 ppt를 잘 만들고 좋은 성과를 냈다고 해도 주변의 배려 없는 오직 성과 혹은 자신을 높이는

목적을 가진 행위에는 '일잘러'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


참 신기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그 직원의 '인성'에 대해 불만이 많았고

일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가능성이 많지만 '인성'이 부족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곤 나의 이런 배려있는 행동은 물론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일을 부풀릴 수 있겠지만,

그런 배려는 결국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비롯되기에 잠깐 일은 힘들어질 수 있어도 인간관계에 좋은 결과는 얻어낼 수 있다고 말해줬다.


그리고 한마디 더 덧붙였다.


"나중엔 그 '인성'이 너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거야"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생각해보지 않았기에 나 자신의 보석을 볼 수 없었고

남의 행동을 통해 나를 판단하고 남을 부러워하기까지 했다.


남을 기준으로 내 인생을 바라보게 되면 모자라고 부족함밖에 찾을 수 없다.

나는 그 사람일 수 없기 때문이다.


남을 통해 배우려면 우선 나를 파악해야 한다.

나를 나보다 많이 봐주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자신의 가장 강한 무기는 자기 자신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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