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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피 Jan 30. 2024

이 보 전진을 위한

일 보 후퇴

"정확도가 파워를 타이밍이 스피드를 압도한다."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 중 하나인 UFC가 만든 슈퍼스타 코너 맥그리거가 했던 말이다.


파워와 스피드를 천부적인 재능이라고 본다면, 정확도와 타이밍은 노력과 운이라고 생각한다.

노력을 통해 재능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저 말이 꽤나 지금의 내 상황을 관통했다.




노력이 얼마나 중요하고 노력하는 자에게 운이 따라 온다는 것은 여러 매체를 통해서 많이 들어온 말일 것이다. 내가 이번에 새로운 카페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수 많은 노력을 하고있지만 무엇보다도 정신적인 노력에 집중 하고있다. 정신적인 노력이란건 무엇일까.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성격 상 정해진 루틴을 정해놓고 지키지 못하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나의 루틴이라면 이 정도였다.


독서/ 그림/ 글쓰기/ 영어/ 커피

딱히 정해진 시간이나 양은 없지만 위 행위들을 만족할 만큼 행해야만 마음이 편해졌었다.

그리고 그게 맞고 그렇게 해야만 나는 노력하는 사람이고 성공에 가까워 질 수 있다고 믿었다.


물론 저 일들을 각각 떼어놓고 본다면 모두 재미있었기에 시작한 일들이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한 기초공사에 가까운 행위들이었다. 하지만 하나씩 해야 할 일들이 쌓여지고 뭉치다보니 하나의 숙제가 되어버렸다. 뭐든지 일이 되면 흥미를 잃는 다는 말에 큰 공감을 느꼈다.


더욱이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저 다섯가지 숙제를 해내기에는 너무 역부족이었다.

삶이 피폐해지며 하나를 하더라도 집중이 안되고 새로운 일에 대한 업무 태도도 좋지 않아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이런 악순환이 눈에 보이자 단지 양으로만 승부보려는 노력은 긍정적인 노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겐 이런 루틴중독을 깨부실 정신적인 노력이 필요했고 이 노력이 가장 먼저 행해야 할 긍정적인 노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깨달음 끝에 내가 선택한 것은.. 일 보 후퇴였다.


자기계발 즉, 내가 나를 계발하는 나의 미래를 위한 일들을 그만두기 시작했다.

기계처럼 매일 하던 영어 공부, 숙제 처럼 읽던 독서는 그만두고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 외에는 전부 지금 새로 시작한 일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했다.


새로운 것에 발을 담는 다는 것은 그 당장에야 크게 와 닿지는 않지만 꽤나 큰 에너지를 소비하는 일이다.

낯설은 것과 하루를 보내는 일,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 그들과 어우러지기 위한 노력들이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동안에도 내 몸과 마음은 노력하고 있었다. 나는 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


나의 욕심에 새로운 것에 익숙해지기 전에 해오던 루틴들을 다 해내려는 것은 오만이었다.


요즘은 일을 마치고 집에오면 업무 보고서를 쓰고 오늘 배운 업무를 복기해보며 오늘 하루를 정리한다.

그리고 나를 위해 약간의 휴식과 내가 하고 싶은 걸 한다. (그림, 독서, 영어 등.. 땡기는거 말이다)


나는 지금 후퇴중이다. 하지만 이 후퇴는 남과 비교했을 때의 경우다.

사실 난 천천히 나아가는 중이다. 많은 배움과 앞으로 나아가려는 욕심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무엇보다 '정확'하게 완수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을 보내고 나면 전에 갈 수 있었던 속도보다 더 빠른 '타이밍'을 볼 수 있는 힘이 내 인생을 이 보 전진시켜 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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