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유

'나'다운 인생

by 수피

책을 읽다가 '먹물 근성'이라는 말을 알게 되었다.


예전 조선시대에 지식인층이 먹을 갈아 만든 먹물로 글을 쓰며 지식을 쌓았다는 것에서 유래했는데,

한마디로 정리하면, 아는 척과 교양 있는 척하는 부류를 일컫는 말이다.


설명을 들으면서 느낌이 왔겠지만 상대방을 비꼬는 말이다.

나는 '먹물 근성'이라는 말을 찾아보고 상당히 '나'에게 걸맞은 말이라는 걸 자각했다.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언제부턴가 '지식'에 대한 열망이 예전보다 많이 커졌다.

아마 5년 전이던가.. 전에 만나던 여자친구가 나의 맞춤법을 지적하면서부터 시작되었던 거 같다.

내가 이렇게 '무식'한 사람이라는 것에 경악하며 나의 부족함이 지식에 대한 갈증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그리고 여태껏 그 지식의 갈증을 위해 여러 책을 읽고 여러 경험을 쌓아가다 보니 자신감이 쌓이고(아직 한참 부족하지만..) 그 지식들을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졌다.


맞다. 나의 부족함을 정확히 인지하고 그 빈틈을 채우기 위해 공부했으며 테트리스 맞추듯 채워진 지식은 알려주고 싶은 욕구로 확장되어 자연스레 '먹물 근성'이 생긴 것이다.


난 내가 '먹물 근성'을 갖게 된 과정을 알고 있다. 내가 살아온 인생이고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난 나의 '먹물 근성'에 절대 부정적이지 않다.


내가 알게 된 여러 지식들은 내가 살아오면서 관심을 갖게 된 것들의 집합체이며 그것들을 내 나름대로의

언어로 재해석하려 노력했으며 다른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에 '먹물 근성'을 '아는 척'이라고 해석하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아는 사람'이라고 해석했다.


사실 갑자기 '먹물 근성'을 말한 이유는 나의 '먹물 근성'이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알게 해 줬기 때문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책에서는 사람은 이유가 있기 때문에 죽음을 알면서도 살아간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좋아하는 일, 사랑, 연대, 놀기.. 정말 다양하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나답게 사는 것"이다.

나답게 일하고, 나답게 사랑하며 나답게 연대한다.


우리는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하루하루 설레어야 한다.

남 눈치를 보며 어딘가에 갇혀 '남'답게 사는 삶은 비천하고 남루하며 전혀 훌륭하지 않다.


어찌 보면 우리의 하루하루는 죽음을 향해 걸어 나가는 발자국인데 그 발자국을

완벽하게 만들어놔야 훌륭한 죽음을 맞이하지 않겠는가.


항상 '나답게' 살려고 발버둥 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것을 하더라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항상 사색해야 한다.


나는 한편으로 참 다행이다. 멋들어진 직장하나 없고 전문기술 하나 없지만...

뚜렷한 나다운 삶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내가 갈망하는 지식을 배우고 그것을 통해 느낌 감정들을 사람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하고 싶다.


더 나아가 그 언어를 영상화하여 시각적으로 사람들의 감성을 더욱 직접적으로 건드리며

같이 감정을 공유하고 위로하며 위로받고 싶다.


나의 이러한 나다운 삶을 살아가다 보면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기 위해 나다운 삶을 고민하며 치열하게 인생을 부딪쳐온 사람들이 내 주위에 모일 것이다. 난 그렇게 연대하고 싶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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