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의 책들 (1)
#10. 쓰기의 책들 (브런치 오디세이)
무엇을 새로 시작할 때 관련 책부터 찾아보는 습관이 있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글 몇 개를 쓰고선 부끄러운 마음과 잘 쓰고 싶은 욕심이 교대로 출몰했다. 따라갈 길잡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글쓰기 책을 찾았다. 꽤 여러 권 읽었는데 실제 도움이 된 책은 몇 권 없다. 물론 내 기준이다. 전혀 객관적이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작은 정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쓴다.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김은경 저)
나름 공들여 글을 썼는데 다시 읽으면 이게 에세이인지 일기인지 나도 가늠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 갈 길이 요원하기는 그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글쓰기를 막 시작한 무렵에 도움이 됐던 책이다. 글쓰기에 대한 개괄서. 작가의 문체도 나긋하고 살살 달래듯 이끄는 느낌의 책. 현직 편집자의 시각으로 써서 훗날 출간까지 염두에 둔 예비 작가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글쓰기 특강 (유시민)
단문 예찬은 많은 책에 나와있다. 단문의 최고봉은 작가 김훈 작가라고 생각하지만, 그의 글투는 내겐 너무 높은 산이다. 이 책의 단문은 따라가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쉽게 읽히는 글. 내용은 읽는 이에 따라 도움이 되기도, 안되기도 하겠다. 유 작가의 선명한 정치색으로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을 빼고 보면 읽고 참고하기엔 좋은 책이다.
김영하의 책들 (오래 준비 해온 대답, 여행의 이유, 산문 세트-읽다, 보다, 말하다)
단문 강박 비슷한 증상에 시달릴 때 읽은 김영하의 산문과 에세이는 약 같았다. 길게 써도 이렇게 좋을 수 있구나를 보여준 책이다. 무겁던 강박에서 벗어나게 해 준 책. 대신 내 글쓰기의 길을 잃게 만든 책. 기초가 약한 내가 무분별하게 따라 하다가 낭패를 본 책이다.
무엇이든 쓰게 된다 (김중혁)
글쓰기를 시작할 무렵, 장비와 폼에 몰두하게 부추긴 책이다. 노트북을 3개나 사고, 글은 카페에서 써야 한다는 확신을 강화하게 만든 책. 김연수 작가의 '소설가의 일'을 읽고 소설 쓰기를 포기해야겠다고 느꼈으나, 김중혁 작가의 농담처럼 툭툭 건네는 글쓰기의 팁들은 부담 없이 읽기 좋았다. 내용까지 싱겁진 않다. 아무튼 나도 무엇이든 쓰게 되더라.
유혹하는 글쓰기(스티븐 킹), 나는 왜 쓰는가(조지 오웰)도 등대 같은 책이다. 하지만 나는 국내 작가들의 글이 훨씬 좋다. 우리글로 글쓰기를 해야 하니까, 우리글을 다루는 작가들의 조언과 본보기 글을 볼 수 있는 한국 작가의 책이 좋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