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기

창작의 시간

by 수필버거

오십이 가장 적당한 때입니다. 그러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덮어 두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해야 합니다. 사람의 힘으로 풀 수 없는 문제는 남겨 두는 것도 전략입니다.


현재에 집중하려면 방해 요소를 제거해야 합니다. 누군가를 만나 감정이 많이 상한다면 만남의 기회를 줄여야 합니다. SNS에 너무 많은 시간이 낭비된다면 사용 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소통이 짐이 된다면 줄여야 합니다.


집중은 용기입니다. 한 가지만 남기고 나머지 아흔아홉 가지를 없애는 결심이 필요합니다


< 오십에 읽는 논어, 최종엽 > 중에서


옮겨뒀던 문장을 훑다가 찾았다. 지난주에 마치 이 말을 실천한듯한 일을 실행했다. 3년 정도 꾸려왔던 모임을 해체했다. 고민은 오래 했었다. 잘했나 못했나는 아직 모르겠다. 마음이 아픈 날보다 홀가분한 날이 많은 걸로 보아 잘했다 쪽에 방점을 찍어도 되겠다 싶은 정도의 상태다.


아무리 생각해도 비생산적인 일이 나의 글쓰기다. 초기와 달리 욕심도 별로 없고 야망이라 할만한 것도 희미하다. 쓰기는 매일 일정한 시간을 안배해야 하고 생각이랄까 고심이랄까 정신노동도 해야 한다. 쓰고 나면 쾌감이 크니까 쓴다? 만족보다 아쉬움이 늘 더 크다. 그런데도 쓴다. 마감도 샀다.

이런 비생산적인 일을 나는 왜 할까.


글쓰기는 창조다.

기억으로 써도, 아는 것을 정리해서 써도, 지어내서 써도 나를 통과해야 글이 된다.

지금껏 내 안에 쌓인 것을 끄집어내어 조합하고 조립하는 것이 글쓰기이니, 편집이라 할 수도 있다.

세상 모든 창조는 편집이다. (에디톨로지/김정운 저)

일도 그렇다.

나는 창조를 하고 싶은 건가.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무리 속에서 영감을 받을 수는 있지만, 창작의 시간은 사람들 속에 있지 않다.

일과 쓰기에서 작은 창조를 하고 싶다. 일 년 정도의 시간이면 적당하겠다.


연초에 긴 고민의 마침표를 찍었다.

서운하다는 톡이 자주 온다. 엎질러진 물이라고 생각하려 한다. 용기까진 아니다.


연말에 자평을 해볼 생각이다.

뭐라도 되겠지.


오늘도 뭐라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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