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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필버거 Mar 02. 2022

안 읽으셔도 됩니다. 혼자 다짐하는 글입니다.

3년간 겨우 52개의 글을 썼던 내가 석 달간 31개의 글을 썼다. 매일 쓰기 프로그램에 가입할 때의 기대 충족했다. 정량적으로만.

글쓰기에 만족은 없는 것 같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네 정도가 지금의 내겐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글 품질에 대한 불만은 묻어두고 넥스트 스텝으로 나아가기로 다.


매일 쓰는 습관 들이기는 실패다. 아직도 글쓰기는 피트니스 센터 가는 것과 비슷하다. 쓰지 않을 이유백만 개다. 

마감을 산 덕분에 비교적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글쓰기 시작을 하게 됐고, 시작한 글을 어떻게든 마무리는 하게 됐다. 읽다익다 책방과 함께 한 90일의 성과다. (고맙습니다)


자주 쓰기가 완벽하게 몸에 익을 때까지 글 개수만 계속 늘리고 있으면 올해의 계획이 틀어진다. 3월부터 다음 단계로 들어간다.


긴 호흡의 글을 시도해 보려 한다. 지금껏 그날그날 글감이 생각나는 대로 썼다. 떠오르지 않으면 읽던 책의 구절을 마중물 삼아 생각을 덧붙여 쓰기도 했고, 일기처럼 쓰기도 했다. 글 한 편을 쓰는 게 중요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버거우니까.


얇은 책 한 권 만든다는 생각으로 쓰려한다. 기획의도를 잡아보고, 목차도 미리 만들어 보고, 전체 흐름 생각하며 설계하고, 글들을 연결시키는 연습을 해 보려 한다.

생각나는 글을 쓰기보다 써야 하는 글 기획한 글을 쓰는 연습. 하나하나의 글을 벽돌 작은 집을 완성하는 연습.


주제당 석 달을 잡는다. 랜선 글쓰기 모임에서 해보니 내 속도와 분량은 주당 3개가 적당하다고 판단다. 대략 서른 개의 글이면 가벼운 에세이 한 권 분량이라고 다.

대로 쓴다면, 각 다른 주제로 가을쯤 책 2권 분량을 완성하게 된다. 그 후 한 달 정도 퇴고하면 금년 브런치 북 공모전 시기와 맞아 들어간다. 응모도 하려 한다. 


적당한 단어를 못 찾아서 글쓰기 '계획'이라고 썼는데, 계획보다는 경험에 방점이 있다.

12월에 13개의 글을 쓰면서 느꼈던 작은 뿌듯함을 기억한다. 1월 랜선 글쓰기 모임에 다시 참가비를 송금하며 지난 한 달의 내가 조금 좋아졌던 순간을 기억한다.

1월도, 2월도 그랬다. 그런 작지만 기쁜 순간들 통과하는 게 좋았다.

삼 개월, 육 개월 동안 긴 글을 쓰면서 소소하게 행복하고자 한다.


가을, 세상에 보탬 안 되는 글이지만 뭐라도 써서 완성했다는 기쁨으로 혼술 축배를 드는 모습을 상상한다.

올 10월의 브런치 북 출간 공모전은 나름 자신 있게, 큰 여한 없이 엔터 키를 치며 응모하는 기분느끼고 싶다.   

당선 여부는 상관없다. 나의 대상은 쓰는 동안 기하고 때론 좌절하며, 응모 키를 누르는 순간 씩 웃으며 이미 받은 것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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