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가장 어렵지만, 가장 잘해야 하는 작업.
작게는 2명만 있던 작은 소프트웨어 하우스에서 직원 규모 3000명이 넘는 중견그룹의 임원 생활까지 내경험을 기반으로 스타트업에서 '퇴사'라는 단어에 대해서 끄적거려보겠다.
3000명 넘는 의료기관에서의 경험은 하루에 10명이 퇴사하고, 10명이 입사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했지만, 작은 기업에서의 '퇴사'라는 단어는 조직이나 동료들에게 영향을 크게 주게 된다.
사실, '퇴사'를 하게 되면.. 꽤 많은 동료들과의 업무 고리의 연관성이 끊어지고, 업무 인수인계 등의 부수적인 작업들이 매우 많이 발생하게 된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직원 규모가 100명 정도가 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정상적인 '백업플랜'이 제대로 가동되기가 어렵다. 규모가 있는 회사가 아니라면, 업무가 이중화되거나 정/부 형태로 구성되는 구조를 만들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50명 정도 되는 조직에서도 정/부나 백업플랜으로 업무구조를 만들어봤지만, 사실상 '형식'적인 업무인계일 뿐, 제대로 동작되는 구조로 '퇴사'의 후반부 프로세스들이 가동되지를 않았다.
가장 이상적인 '퇴사'의 구조는 해당 업무를 담당할 '직원'이 고용되고, 그 사람에게 업무 인수인계 작업이 이루어진 다음 퇴사를 하는 구조가 가장 '이상적인'구조이겠지만, 사실상 '스타트업'에서는 이런 구조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 물론, 100명을 넘는 구조라면 이런 구조를 갖추는 것이 정상적인 관리라고 봐도 무방하다. )
그렇다면,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에서 잘 '퇴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당연한 조건은 '업무 인수인계'를 받을 후속 직원도 없고, 기간도 짧고, 급박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개발'업무의 경우에 해당 기업과 퇴사 담당자는 어떤 선까지 그 경계선을 지키는 것이 '예의'일까?
스타트업의 입장
사실상, 인수인계를 받을 '사람'이 없다면, 기존에 작업되었던 것은 버려지거나, 임시적으로 동작하다가 무의미하게 변해버리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것을 인정한 이후에 퇴사자의 최소한의 행정 절차와 최소한의 업무 인수인계를 준비해야 하는 것도 매우 당연합니다.
사실, 버려지는 것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사람이 주변의 다른 기획자, 개발자들과 공조한 상태로 업무가 진행되던 경우라면, 해당 업무는 매우 곤란한 상태를 만나게 된다.
슬프지만... '인원'이 적은 이 상황에서는 남은 사람들이 해당 스트레스를 받아서 넘기는 방법밖에는 없다.
'퇴사권고'를 하는 스타트업의 입장이나, '퇴직희망'을 받는 스타트업의 경영진들은 어차피 똑같은 고민을 하게됩니다. 이런 결정을 한다는 것은 자금과 시간이 매우 부족한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는 매우 깊이 있는 고민과 논쟁후에 결정되는 것이라는 것을 스타트업 경영진이 되어서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그런 괴로운 결정이후에도 작은 규모와 시간상의 여유가 없기 때문에 매우 불편하며, 괴로운 과정을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백업 플랜보다는 '퇴사 시기'에 대해서 '퇴사자'가 남은 동료들에게 이야기가 되어야 하는데, 이것도 현실적으로는 잘 가동되지 않습니다. 남은 동료들은 이런 것을 '공지'해달라고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만... 사실 작은 회사에서 이런 내용을 '공지'한다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퇴사자'가 주변 동료들에게 해당 내용이 결정되면, 가능한 빠르게 전파를 하는 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시간과 일정, 돈과 목표가 부정확한 스타트업에서 '퇴사'는 참으로 괴로운 작업입니다.
퇴사자의 입장
여러 가지 상황이 복합적일 것이다. 더 좋은 일자리를 위해서 퇴사를 하는 경우도 있고, 창업을 위한 경우도 있고, 능력 부족으로 '퇴사'를 권고받은 경우도 다 마찬가지이다.
나이를 좀 먹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자신과 연관 고리를 가진 사람들에게 '퇴사'의 분위기나 '이야기'를 미리 준비한다던가, '퇴사 후의 업무공백'을 줄일 수 있도록 매뉴얼이나 준비된 자료들을 작성하기도 한다.
다만, 요 근래 스타트업을 지원하면서 느끼는 '젊은 퇴사자'들의 경우에는 본인들이 무안한 감정 때문인지 이 '퇴사 시기'에 대해서 주변에 이야기를 하는 것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가능하다면, '본인'이 알아서 주변에 적절한 방법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퇴사자를 위해서 그런 것이 좋다는 의견은 다음의 생각 때문이다.
그것은, 한번 동료였던 사람을 10년, 20년 후에도 다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퇴사를 아름답게 해야, 동료들도 그 사람에 대한 인식이 오래 남는다. 자리를 옮기는 것이 매우 당연하고, 더 좋은 자리이거나, 유의미한 자리를 찾는 것은 매우 당연한 것이지만, 남는 동료들에게 최선을 다해서 예의를 갖춘다는 것에 대해서 '동료'들은 깊은 인상을 가지게 된다.
언젠가, 조만간, 아니면.. 시간이 지난 후에 상하관계나 다시, 면접자와 피 면접자의 관계로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퇴사'를 하는 사람은 최대한의 '예의'를 지키는 것이 '결코 손해가 아니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꼰대 같은 이야기이지만...
한마디로 정리를 하겠다.
자의에 의하건, 타의에 의하건... '퇴사'가 결정된다면, 남는 동료들을 위해서, 결정된 시기에 이야기를 하고, 남은 업무들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정리정돈 작업을 위해서 애쓰는 모습을 기존 동료들이나, 주요 임원들이 지켜볼 것이며..
그 '기억'과 '평가'는 평생 당신을 따라다닐 것이라고 이야기드리겠습니다.
ps.
나쁜 기업, 나쁜 추억, 나쁜 사람들로 인하여 그만두는 경우에도... 나를 신뢰했던 동료들에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더 좋은 기억과 평가'로 남는다는 것도 첨언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직업'의 시대이기 때문에, 입사/퇴사를 엄청나게 반복할 것입니다.
저 역시 창업과 폐업, 취업과 퇴사를 엄청나게 반복하고 있습니다. 퇴사를 즐겁고 잘 마무리하는 것이 최선이니 언제나 '퇴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동료들을 위한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