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현묵 May 09. 2018

한국의 건강보험체계에서 디지털 헬스가 어려운 이유.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의 수가 인정체계 때문입니다.

http://news.donga.com/home/3/all/20180509/89986929/1

제1당뇨병을 호주에서 앓고 있다면, 연속혈당측정기가 5분마다 측정해서 가족과 의료인들이 통제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한국에서는 '수가'를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정부에서 지원되는 제1형 당뇨병 어린이를 위한 6개월에 45만 원 지원금으로는 소모품까지 1년 400만 원이 들어가는 기구를 구입하는 것도 어렵고, 해당 제품을 국내에 도입해서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현재의 수가인청 체계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간단합니다. 한국의 수가 인정 체계의 기본 방향은 이전 기구의 가격에 비해서 '경제성'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지, 환자의 편의성이나 효과에 대해서는 그다지 인정하지 않는 구조입니다.


아마도, 필요한 도구나 서비스를 도입하려고 해도, 과거의 제품과 비슷하게 팔아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구조가 동작하지 못하고, 외국 회사들도 국내에 관련 제품들을 도입할 수 없습니다. 유일하게 가능한 것은 개인이 별도로 도입해서 사용하는 정도일 것입니다.


이 역시, 개인이 가지고 와서 판매하거나 대신 수입을 해주면 그것 역시 불법이 됩니다.

http://thesciencelife.com/archives/1973

혈당 측정 기기를 개조해서 수입한 엄마도 식약처에 고발당합니다.


그것이 현실이니까요.


그런데 이 문제는 식약처의 문제라고 보기에도 어려운 것이, 법 자체가 불법이고, 이것을 누군가 고발하게 되면 대부분은 불법이 되게 됩니다. 선의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불법은 불법이죠.


아이러니하지만, 어찌어찌 식약처 허가를 억지로( 회사 입장에서는 수입해서 팔아도 이익도 안 남는.. )한다고 하더라도, 건강보험의 수가 인정이 되지 않습니다.


제 아무리 식약처 허가를 억지로 받는다고 하더라도, 건강보험 적용해달라고 이야기를 해도 당연 진행도 안될 것이고, 해당 회사도 적극적으로 판매를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의료서비스는 경제적인 이유로만 접근하면 대부분 실패합니다.

비싸야 할 이유도 있어야 하고, 저렴한 서비스들도 있어야 합니다. 슬프지만... 한국의 의료서비스 체계는 비싼 서비스를 만들기도, 적정한 체계를 만들기도 어려운 구조입니다.


디지털 헬스가 그동안 시작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빨랐으나, 가장 산업화가 안 되는 환경도 이런 구조 때문입니다. 그럼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소한 이렇게는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건강보험 수가 산정방식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문재인 케어라고 불리는 변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어려울 것입니다. 한국적인 로컬의 환경을 고려한 의료서비스 체계는 동작하기 어렵습니다.


동네약국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것도 한국 의료체계의 역효과입니다. 죄송하지만, 한국의 배송체계와 단거리 환경에서는 오히려 온라인 주문과 약국이 더 저렴한 공급체계를 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약사들은 동네약국을 개원하는 것이 아니라, 신약 개발 연구를 더 많이 하는 사람으로 변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온라인 원격진료도 실제 구현되는 비용이 더 들어갈 것입니다. 걸어만 가면 동네병원이 많이 있으니까요. 적절한 보험수가체계를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의 건강보험 단일 체제로는 안됩니다.


건강보험이 독일처럼 4~5개의 형태로 분리되고, 각자가 경쟁하는 구도로 디자인되어야 합니다. 한국의 의료보험체계가 살아나려면, 현재의 건강보험공단을 분리해서 경쟁하게 하고, 의료기관과 의료인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다중 당연 지정제'가 되는 것이 이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현 체계로는 이것도 저곳도 안될 겁니다.


https://brunch.co.kr/@supims/270

예전에 올린 브런치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디지털 헬스, 개인이 만들면 불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