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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현묵 May 28. 2018

한국형, 혁신에 대해서...

사전적인 의미의 혁신을 재정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

혁신(革新)의 뜻은 '묵은 풍습, 관습, 조직, 방법 등을 바꾸어 아주 새롭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전적 의미의 혁신은 한국에서는 불가능합니다.


저의 전공 분야인 의료산업의 이야기를 조금 해보겠습니다.


이전 정부에서 가장 많은 질문을 받았던 내용이 '현재의 복지체제를 유지하는 상태에서 의료산업이 활성화될 방법'에 대한 회의나 백서, 작업들에 많이 참여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복잡한 이야기가 아니라 매우 쉽고 간단한 질문이었죠. ( 물론, 현재에도 비슷합니다. 그다지 변한 것 없습니다. )


의료서비스는 현재보다 더 싸게 지불하면서, 의료산업이 활성화될 방법이 있느냐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물론, 제 대답은 언제나 하나였습니다. 복지와 산업은 동시 선택할 수 없습니다. 

'하나만 선택해야 합니다. 다만, 현재의 의료복지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의료산업의 활성화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하곤 했다.


이 상황은 현재에도 유사하다.


http://medigatenews.com/news/1547679639

꽤 의미 있는 접근을 하고 있는 '뷰노'는 식약처의 인. 허가를 받았다. 물론, 그것만 해도 장족의 발전을 한 것이고, 그러한 작업을 위해서 이런저런 회의나 백서 작업에 꾸준하게 참여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상태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의료수가를 받아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의료기술인지 평가를 받아서 '비급여'를 받는 다고 하더라도, 어느 시간적인 이슈를 넘어서면 '급여'체계로 넘어가야 하는 현재 한국적인 의료환경에서는 실제 의료현장에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뷰노'는 이것에 크게 관여하지 않을 것입니다. 처음부터 국내 의료서비스 전달체계에 들어갈 것을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해외로 넘어가거나 미국의 의료서비스 판매를 고려할 것이기 때문이죠.


그 이외에도 공유경제와 같은 모델도 동작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8&no=335372


대부분의 이야기를 보면, 법/제도와 규정 자체의 미비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 그 중심에는 법/제도나 규정을 수정하기 위해서 기존 생태계의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하거나 협의할 수 있는 과정이 한국에서는 크게 실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엄청 압축성장을 하면서 국내에 없던 제도나 산업 등을 빠르게 수입해서 시스템이 동작하는 것을 주도한 정부와 그에 대한 법류 체계 등을 지원하던 정치체계에서는 내부적인 기존 생태계를 변경하거나 수정하는 것에 대해서 매우 불편하고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는 사회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택시 영업 라이선스가 공공연하게 권리 금화 되어있고, 영업용 물류 트럭도 그러합니다. 기존 생태계에 엄청난 타격을 주어야 새로운 혁신들이 대부분 가능한데 이것이 금지되어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정상적으로 동네약국이 엄청나게 많은 것도 문제입니다. 현재의 한국 물류 체계에서는 의약품 배송이 당연해야 하는데 그 역시 기존 동네약국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의약품 배송은 안됩니다.


원격진료가 되는 것이 기술적 문제가 아니듯이, 원격 모니터링이나 의약품 배송도 단지, 기존 생태계의 이슈만으로 한 발을 더 앞으로 못 나가고 있습니다.


QR코드 스타일의 핀테크 역시 한국에서 힘을 쓰지 못합니다. 기득권을 가진 VAN사의 넓은 폭 때문이고, 한번 만들어진 공인인증서 시스템은 왜곡을 거듭한 변태(?) 시스템까지 만들고 있습니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775526&plink=ORI&cooper=NAVER


블록체인이나 신기술들이 기존 생태계를 넘어서는 혁신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생태계를 유지할 수단 정도로만 인지되어 사용될 뿐인 상황에서 무슨 혁신이 진행되겠습니까?


한국에서 '혁신'은 다음과 같은 의미로 정의되어야 합니다.


기존 생태계나 이익집단의 이익 체계를
재정의하면 안 되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해야 함.


그래서, 한국에서 혁신은 불가능하지만, 한국형 혁신은 가능한 것이죠.

그러므로, 대부분의 정부, 공공기관, 대기업 등의 구성원들은 기존의 체계나 타 부처, 타 부서 등의 이권이나 영향력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무언가를 하려고 합니다.


당연하게, 될 리가 없습니다. 그것이 '한국형 혁신'의 뜻이죠.


당연하게 '사전적 의미'인 혁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기업이나 조직들만이 매우 흥미로운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방식이나 접근체계, 기존의 이익집단들을 배제하고 무언가를 도모하는 것... 그것이 혁신 아닐까 합니다.


물론, 쉽지 않고 어렵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실패합니다. 하지만, 혁신가들은 몽상가이기 때문에, 사전적 의미의 혁신을 위해서 많이들 달려가고 있습니다.


모든, 혁신가들 파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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