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에서 인공지능의 의미...#3

의료기관도 인공지능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by 신현묵

인공지능 의사가 탄생할 것인가에 대해서 설명하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의사들의 지위와 의학의 변화, 병원의 변화를 관심 있게 생각해보면 될 것이다.


과거 외과의사는 의사의 지위를 가지지 못했다고 설명한다면 일반인들은 잘 이해를 못할 것이다. 하지만, 불과 몇 백 년 전에 외과의사는 의사가 아니었다. 그것을 알아보기 위해 '병원'에 대한 개념부터 알아보자.


의료기관의 중심인 병원(hospital)의 변화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병원을 정의하는 문장은 다음과 같다.


'질병, 질환에 대해 의료제공을 하고 환자를 입원하게 하는 시설'이다.


쉽게 설명하면 '병자'와 '환자'의 수용시설이다. 영어식 표현에는 '양로원'과 '보육원'의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우리가 알고 있는 병원의 의미를 18세기에 생각해본다면, 조금은 다른 의미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18세기 병원.jpg

18세기 병원을 표현한 그림이다. 실제 1700년대 영국에는 일반 병원은 두개 밖에 없었다. 성 바돌로뮤 왕립 병원, 성 토마스 병원이 그것이다. 그리고, 베들레헴 정신과 병원, 선원과 망명자를 위한 그리니치 병원이고, 전직 매춘부를 위한 막달렌 병원, 가난한 소년 교육을 위한 머린 소사이어티 정도가 병원의 전부였다.

1719년부터 1750년까지 늘어난 병원이 일반병원 5개이고 전국적으로 9개밖에 없었다.


또한, 당시의 치료법이라는 것이 물리적이고 외과적인 것은 고름이나 종기를 짜내거나 파손(?)된 부위를 잘라내고, 피를 뽑는 정도의 '민간요법'을 수행하던 암흑의 시대였다. ( 그나마 이 시기는 동양의학이 한수 위의 시대였다. )


빈곤층을 돌보는 일을 하거나, 나병이나 결핵 등의 전염병 환자를 격리하던 이 시대는 과학보다는 예술과 미신을 신봉하던 시대였고, 당시의 의학 수준으로는 '죽음'을 위한 장소로써 병원의 의미는 사용되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의사의 지위 또한 차이가 매우 컸다. 원래 의사는 physicia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으며, 현대의학에서는 내과의사를 지칭하는 단어이다.


physicist라는 단어와 physical이라는 단어를 설명하는 것이 더 빠를 것 같다.


철학자 데카르트(Rene Descartes, 1596~1650)는 정신과 신체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이원론적(dualistic)의 세계관의 관점으로 설명하겠다. 말 그대로 신체의 이치를 연구하는 학문과 생체의 작동원리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학문인 physiology( 생리학 )이 여기서 생겨나게 되고, 이를 연구하는 사람들을 physiologist( 생리학자 )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러한 생리학의 연구는 매우 당연하게 인간의 건강을 연구하고 유지하는 것으로써 질병을 연구하고 치료를 수행하는 사람들을 표현하는 단어로 사용되게 되었고 이런 단어가 physician이라고 표현된 의사라는 단어로 사용되었다고 생각한다.


현대의학에서 의사라는 단어는 medical doctor, physician, surgeon을 통칭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처음부터 외과의사( surgeon )도 의사의 지위를 가진 것이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이발소의 삼색 기둥의 의미가 청색은 정맥, 홍색은 동맥, 백색은 신경을 의미하는 것으로 중세 유럽시대의 외과 병원의 상징이었다는 것을 잘 모를 것이다.


과거, 외과의사 = 이발사였다.


중세시대의 외과시술은 마취제나 진통제가 개발되기 이전의 시대였기 때문에 현대사회의 고문보다 훨씬 끔찍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시술되었다. 쇠사슬로 온 몸을 묶고, 뼈를 자르고 수술 후에 상처 난 부위를 인두로 지지는 것을 환자는 맨 정신으로 견뎌야 했기 때문에 소크나 후유증으로 사망하는 것이 다반사였고 이러한 외과 의사는 매우 천대받는 직업이었다.


더군다나 중세시대는 절대적인 교회의 권위에 의해서 야만 행위로 규정되고 의학 발전에 필수적이었던 해부학 자체를 금지하던 시대였다. 오로지, 기도를 통해서만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내과의사들을 통해서 이론과 토론을 통하여 의학을 수행하던 시대였다.


당시의 내과의 사는 부유층의 자제들이 대학을 다니면서 이론적으로만 의학을 공부하였다. 우습지만 단 한 명의 환자도 만나지 않고 의학을 배우고, 내과의사가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내과의사들도 환자를 실질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 기술자가 필요하게 되었고, 이들이 선택하게 된 것은 이발사였다.


이발사 조합은 칼을 다룰 수 있는 면허와 기술을 소유하였고, 칼을 다루는데 주저함이 없고 능숙한 기술들을 숙련하고 있었다.


그렇게 탄생한 직업이 바로 이발 외과 의사였고 이들은 가난한 집안 출신이고, 정규 교육도 받지 못했으며, 조합에 의해서 라이선스를 발급받았다. 매우 당연하게 내과의사들은 이러한 이발 외과 의사들을 천시했다. 차츰, 대학을 나온 이발 외과 의사들이 늘어나면서 이발사의 역할을 제거하고 외과 의사의 전문화를 시도했지만, 당시의 내과의사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발사와 이발 외과 의사들을 일반인들이 구분하지 못하도록 제도를 만들었고, 우리가 알고 있는 삼색 기둥을 이발사들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의학이 발전하면서 이러한 관점은 크게 변한다.


1차 수술 혁명이라고 불리는 과학기술이 발전한 것이다. 1846년 치과의사인 W.T.G 모턴이 개발한 흡마취법으로 마취학이 시작되었고, 1867년 J. 리스터에 의해서 멸균법이 시행되었다. 그 후 소독 덮개와 수술복이 보급되고, 감염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절차들이 시행되었다.


1896년 뢴트겐의 X선이 개발되고, 1901년 란트슈타이너의 ABO 식 혈액을 구분하는 방법으로 수혈이 가능한 방법까지 외과에 필요한 수많은 기법들이 개발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대규모 전쟁을 통하여 정부의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면서 과학적인 연구와 의료기술과 임상 수련의를 키워내기 위한 엄청난 외과의들을 위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18세기에 별도의 학술원이 만들어지면서 외현재의 외과의사인( surgeon )이 '의사'의 대우를 받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치과의사인( dentist ) 또한 피에르 포샤르의 외과적 기반을 통해서 20세기 초에 치과 의학이 인정받게 된다.


의학은 이처럼 의사의 지위를 얻기 위해서 엄청난 데이터와 경험, 과학적인 기술과 방법의 변화를 통해서 얻어졌다. 마찬가지로 현재의 인공지능은 아직은 '의대생'의 수준으로 교육을 받고 있으며, 조만간 '의사'의 지위를 획득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병원'이라는 공간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의사들의 통찰력을 연습하고 실습하는 공간이며,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복잡한 의료행위와 결합되는 공간이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응급상황을 해결하고, 합병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임상실험 공간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매우 당연하지만, '인공지능 의사'또한 이 공간에서 내과의사와 외과의사, 치과의사와 더불어서 하나의 지위를 획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치, 100년 후에 현재의 의학기술이 과거의 '민간요법'에 가까운 '무당'이라고 21세기 의사들을 평가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의학과 병원, 다양한 의료교육과 수련이 이루어지고 있는 이 공간에서 '인공지능 의사'는 법인체의 성격처럼 하나의 지위와 프로토콜의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매우 개별적으로 각각의 진료과목이나 각 수련되는 의료기관의 특성에 맞추어 트레이닝되어진 인공지능 의사의 탄생을 우리는 조만간 만나게 될 것이며, 의사들도 인정하는 '인공지능 의사'는 곧 탄생하리라 생각한다.


물론, 트레이닝되는 기간이나 외과의사가 의사의 지위를 획득하기까지 걸린 기간만큼은 걸리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것은 현대의 소프트웨어 기술들은 그러한 속도를 가속화하기 위한 엄청난 가속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단언한다.


인공지능 의사는 곧 탄생하며, 우리를 진료하기 시작할 것이다.


디지털 헬스를 하는 사람으로서 이렇게 탄생하는 인공지능 의사와 어떻게 협업할 것인가에 대해서 심도 있는 고민은 매우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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