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최저가, 그리고. 용산 전자상가와 강변 테크노마트
인터넷 최저가, 그 문제가 아니었다. 용팔이라는 이미지를 만든 것은 당신들이다.
무언가 큰 착각을 하는 것 같다. 용산이나 강변의 전자제품 소매상들은, 단지 '최저가'를 맞추지 못해서 망해간다고 푸념하고 있다. 당신들 스스로 만든 이미지가 전자제품 쇼핑이라는 테마파크 공간을 어떻게 망가트린 것에 대해서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A. 사례
'인터넷 최저가를 어떻게 맞춰요'라는 전자상가의 소매점의 푸념을 카드 뉴스로 보았다. 카드 뉴스의 주된 내용은 외장 하드디스크를 사러 온 손님이 인터넷 최저가를 요구하고, 자릿세를 내며 장사하는 소매업체는 최저가를 맞출 능력이 없다는 식으로만 설명한다.
'수수료 빼면 나한테는 2천 원, 3천 원 떨어지기도 힘들어요'라는 푸념과, 가겟세와 관리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인건비도 나오기 어렵고, 매장이 쇄락해가는 과정에서의 당연한 결과처럼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오랜 시간 용산전자상가에서 일하다가 독립한 소매상들이 인터넷 최저가 때문에 망하는 것이라고 주된 원인을 어쩔 수 없는 경쟁력 약화로 설명하고 있다.
물론, 그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큰 이견은 없다. 하지만, 다음의 사례는 필자가 직접 경험한 것이다.
B. 사례
L백화점에 와이프가 원하는 전기레인지와 식기세척기를 사러 윈도 쇼핑만을 하러 방문했었다. 해외 G사의 제품이었는데 L백화점의 판매원은 '아마존 독일'의 웹사이트를 보여주면서 '인터넷 최저가'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으니, A/S가 가능한 이곳에서 구매하라고 권했다.
실제, 집에 돌아와 인터넷 검색과 옥션, G마켓 등과 아마존을 검색해보니 해당 모델의 최저가 가격과 거의 동일했다. 그래서, 해당 제품을 구매했다.
물론 위의 B. 사례는 아주 일반적인 상황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매출이익의 상당수를 백화점이 거두어드리고 있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움직인 대리점의 움직임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특이한 케이스를 설명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매우 당연하게 최저가를 맞추지 못한다. 규모의 경제가 있다면 당연하게 온라인 매장으로 넘어갔을 것이다. 죄송하지만, 가격을 숨기고, 가격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익을 넘어선 바가지와 폭리를 취한 곳이 바로 전자상가의 소매상들이었다. 정당하게 가격을 오픈하고, 발품을 팔고 물건을 사러 온 사람들에게 불편한 감정과 폭리, 짜증스러움을 선물한 것은 바로 그러한 '용팔이'들이었다.
죄송하지만, 용산 던전이라고 불리며, 용산 삐끼의 영업방식에 대해서 필자 역시 경험한 적이 있으며, 눈을 부라리면서 소비자를 압박하던 소매상들에 대한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 죄송하지만, 실제 전자제품을 눈으로 보고, 즐기고, 쇼핑하는 재미를 망친 것은 전자상가들의 소매상들이 가장 크게 실축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싶다.
단지, 가격만으로 소비자들이 떠난 것이 아니다. 죄송하지만, 당신들은 조금 비싸더라도 실제 제품을 만져보고 살 가능성이 있는 미래의 고객들 전부의 경험을 최악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도 필자 역시 과거의 향수 때문에 가끔 용산 전자상가를 가끔 방문한다. 직접 자그마한 전자제품이나 소품들을 구매하려 한다. 그렇지만, 정작 필요한 제품들을 구매할 방법이 없다. 필자가 최근에 구매한 것은 전자제품의 랜케이블이나 전원 케이블들을 정리할 수 있는 벨크로나 전원선을 수리하기 위한 압축 튜브 등을 구하기에 너무도 복잡하고 그냥, 제품을 보지 않고서도 온라인으로 구매했다.
죄송하지만, 작은 소품, 정말 용산이라면 한 곳에서 필요한 물품을 손쉽게 구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만들 생각도 없다. 요즘, 지역의 재래시장도 '미끼 제품'을 만들어서 싸게 팔고 있는데, 전자상가의 매장들은 서로 합의하에 겨우 주말에 일부 벼룩시장 비슷한 것을 열 뿐이다. ( 실제 그렇게 싸지도 않다. ) 당신들은 이미 시장을 포기하고 있고, 연구나 소비자들에게 다가가지 않고 있을 뿐이다.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라는 장사 방식은 이제 휴대폰 판매상들이 사용하면서 그 쇄락이 시작되었고, 그 전초 증상은 용산전자상가와 강변 테크노마트가 동일했다.
소비자들에게 매우 불쾌한 경험들을 전달했고, 용팔이라는 악명을 자신들이 만들었다.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만지고, 제품을 구경하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쇼핑 공간'을 만드는 것을 자생적으로 파괴했던 것이다. 전자상가의 현재 이미지는 '소매상'들이 구축한 것이다. 슬프게도...
그런 상황에서 '인터넷 최저가'에 밀리는 '전자상가의 소매상'의 슬픔이라는 것은 헛기침이 나올 뿐이다.
대면 서비스를 싫어하는 10대, 20대들에게 적합한 비대면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서비스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분명한 것은 온라인 서비스에서는 동일 품질에서 '인터넷 최저가'의 전략이 매우 당연하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대면을 하고, 제품을 보고 만지는 재미요소를 배치하지 못했고, 자승자박처럼 용팔이 이미지를 만들어서 소비자들을 전자상가에 오지 못하게 만든 것은 그들, 전자상가의 '소매상'들의 잘못에서 벌어진 것이다.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라는 말과, 눈을 부라리며,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듯한 용팔이들의 행동을 과연 그들 자신들이 얼마나 바꾸려 했는 것인지 묻고 싶다.
마치, 호황 시기에 최대한의 이익만을 뽑아먹다가, 자신들이 망친 시장이라는 것을 인정하지도 않고 있는 '최저가'타령의 기사는 한숨만 나게 한다. 죄송하지만, 그런 마음이라면 그냥 문을 닫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용산 전자상가와 강변 테크노마트는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일본의 다이소나 돈키호테와 같은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의 구성이 불가능한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런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의 관습으로만, 용팔이의 이미지를 개선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무슨 변화가 있을 것인가?
죄송하지만, 인터넷 최저가 타령을 하는 전자상가의 소매점들은 그대로 문을 닫으시는 것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