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변신에 관하여
아이들과 수업을 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한 아이가 귀여운 캐릭터가 가득 있는 종이를 하나 가지고 왔습니다. 반짝이는 스티커인 줄 알았는데 타투라고 하면서 원하는 캐릭터를 골라보라고 했습니다. 한 녀석을 골랐더니 가위로 열심히 잘라서 제 손에 얹어줬고, 같이 화장실로 가서 물을 끼얹고 보니 정말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퀄리티로 진하고 예쁜 캐릭터가 제 손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어릴 때에도 이렇게 아이들이 즐길만한 타투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껌까지 같이 살 수 있었죠! 가성비가 넘쳤던 이 타투를 껌의 포장지를 이용한 타투였습니다. 당시에 어떤 껌을 사면 은박지 밖에 있는 첫 번째 포장지가 바로 이 타투 종이였습니다. 껍질을 까서 물을 살짝 묻히든 아니면 손으로 박박 긁어서 손등이나 노트 같은 데에 붙이곤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그때 당시에는 너무 신기한 일이었고 좋아하던 캐릭터들이 제 몸 위에 올라와 있는 것이 너무 신기했었습니다. 퀄리티가 그리 높지 않고, 아이들이 열심히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다 갈라지고 조금씩 사라지긴 했지만 그 그림이 남아있는 동안에 몇 번이나 손을 다시 확인해 보고, 만져보고, 자랑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같은 느낌으로 어떤 행사를 하거나, 특별한 장소에 가면 가끔 받던 페이스페인팅도 즐거웠습니다. 붓이 간질간질 얼굴을 간질이는 것을 참으려고 이를 앙 물어야 했지만 참고 나면 가끔은 귀여운 꽃도 있고, 축구 경기 때에는 태극기도 올라가 있고 하는 것이 마냥 신기했고 잠시 변신을 한 것 같기도 다른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해, 그 그림이 올라간 부분이 살짝 굳은 듯한 약간은 불편한 그 느낌까지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엄청나게 비싼 것이나, 멋지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도 작은 껌 종이에서 느낄 수 있었던 작은 즐거움. 몇 장 안 되는 종이를 두고 뭘 붙이고, 동생이나 친구와는 뭘 나눠야 할지 나름 치열하게 고민하고 협상하던 장면들. 얼굴에 태극기를 그리고 연예인이 된마냥 마음속으로 잔뜩 뽐내는 듯 걸어 다녔던 그 마음. 그 별 것 아닌 듯한 순간들도 모두 두근거렸던 장면들이기에 지금까지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