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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 도시재생

작가(이강엽) - 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5기


조치원 도시재생

- 이강엽 작가 -


도시는 여러 가지 기억과 추억을 안고 있습니다.

  제가 자란 곳은 포항입니다. 스물이 되던 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전으로 대학을 다니러 떠나게 되었지요. 그리고 10년쯤 흘러 다시 포항에서 몇 년, 다시 용인으로 이사를 오며 각각의 도시에서 각각의 추억과 기억을 만들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등하굣길 자전거를 타고 다니던 부둣길이나, 친구들과 밤새 술잔을 기울였던 학교 주변의 식당들.... 그렇게 어떤 곳이든 장소마다 기억은 존재하고, 그 기억이 추억이 되어 남기 마련이죠.


 그런 장소들이 세월이 지난 후 다시 갔을 때 느낌은 그때와 또 다를 듯합니다. 예전 모습이 그대로라면 반갑긴 하겠지만 아쉬움도 남을 듯하고, 반대라 해도 아쉬움은 남겠지요. 사람들의 변화와 성장만큼 도시들도 시간이 흐르며 변하게 마련인데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치원'은 저에게 친구와 연결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조치원에 있는 고려대학교 재학생이던 친구를 만나기 위해 몇 번 갔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세종시가 개발되기 전이다 보니 외곽의 작은 도시, 어둡던 시골의 한 동네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이번 도시 재생과 관련한 주제로 마주하게 된 조치원은 예전의 그곳과 많이 다른 느낌이기도 하고, 여전한 모습도 존재했는데요. 조치원의 추억과 기억을 떠올리며 조치원 재생의 원동력으로 청춘 그리고 청년이 가능한 역할과 모습을 짚어볼까 합니다.


# 청년과 취업

  이는 현재 제가 살고 있는 용인시의 청년정책위원회 활동과 저의 본캐(?)이기도 한 커리어 상담의 영역에 핵심 키워드 두 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코로나 등 어려워진 경제 상황으로 안정적 일자리에 대한 희망이 커지면서 가지는 가장 큰 이슈이기도 합니다.


 세종시에서 청년이라 불리는 연령대는 만 15세 ~ 39세까지를 의미합니다. 특히 청춘으로 구분 지을 수 있는 연령대를 생각하며 20대 ~ 30대 초반 정도의 학생 및 직장 초년생까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조치원에서 이들의 모습은 어떠할지 간단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치원은 홍익대학교와 고려대의 세종캠퍼스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과거 '조치원 캠퍼스'란 이름에서 세종시가 생기며 지역 특색을 담은 이름으로 바뀌게 되었는데요. 대략 1만 명 내외의 학생이 재학 중인 것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전체 세종시 인구 약 32.5만 명, 조치원은 약 4.5만 명 수준으로 학교에 재학 중인 청년의 수를 생각해 보면 전체 인구의 25% 정도가 될 듯합니다. 거주 및 비거주를 구분하지 않더라도 상당히 큰 비율의 청년 세대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한편으로 이는 다른 특성을 만들기도 하는데요. 90% 이상이 타 지역에서 이주한 인원으로 인근 대전이 35%로 가장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이 지역에서 취업을 하는 경우가 34.2%로 전국 42.5% 대비 낮기도 하고, 전체 순위 끝에서 2위를 기록하기도 하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청년 실업률의 경우 7.8%로 전국 평균 대비 1% 낮은 수준인 점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는 대전에서의 통학과 졸업 후 지역으로 돌아가며 실업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도 이유가 될 듯합니다.


 이는 관내 일자리 부족이 원인이란 생각이 드는데요. 세종시의 기업체 현황 통계에 따르면 약 800여 개 기업의 약 2만 1천 명의 종사자가 근무하고 있고, 이중 5%만 조치원읍내 소속된 기업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매년 발생하는 약 2~3천 명 수준의 대졸자가 취업하기 위한 적합한 일자리가 부족하다 못해 없는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기도 합니다. 때문인지 한 조사에 따르면 약 77% 이상의 응답자가 일자리 부족과 기업유치 필요에 대해 응답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치원은 약 1만 명 내외의 청년 유동인구가 항시 존재하고, 이들을 묶어 둘 유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조치원, 청년의 주거와 생활

  청년은 조치원 도시재생의 가장 큰 원동력이자 주축이 되어야 합니다.


 조치원의 1인 가구 비율은 51.5% (2019년 사회조사)로 세종시 내 다른 지역 및 전국 1인 가구 비율 12% 대비 높은 편입니다. 앞선 대학의 영향이 아닐까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의 특징을 생각해 보면 4~6년 내외로 학교에 재학하며 자기 개발과 학업을 통해 미래를 준비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때문에 이들이 거주하는 지역에 문화, 산업 등 여건에 대한 인프라는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앞서 얘기하였던 '유인'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를 기준으로 조치원의 도시재생 과정을 살펴보면 지역의 정체성, 도심 중심기능의 회복, 상권 활성화를 축으로 조치원역을 중심으로 한 사업을 실행해 오고 있습니다.


 조치원역의 경우 세종시 내 4개의 역사 중 이용객이 가장 많으나 오송역 개통 이후 승하차 인원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조치원역 일대의 경우 세종시 내 지역 단위별 가장 높은 상가 밀집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극장, 시장 등 주거 및 상업 시설 대부분이 이 지역에 모였고, 주요 교통 및 도로 역시 이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위 두 개 학교까지 도보 및 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이 가능할 정도로 접근성이 높은 편입니다.


 이에 조치원의 도시재생 역시 이런 인구, 마을 및 도시 특징을 담아 한림제지 폐공장을 핵심 문화 거점으로 하여 예술문화창작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더불어 평리 문화마을 만들기, 왕성극장길 조성 등의 예술문화 활성화를 위한 사업도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 내 생활문화센터, 공공 실버주택 건립, 철로변 생활 환경숲 조성 등의 주거 여건 개선을 위한 사업도 동시에 진행이 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와 동시에 청년의 역 주변 주거 지원 및 정착 지원을 통한 활성화도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어떤 목적으로든 학교 인근 거주 학생이 가까운 거리임에도 소비/활동을 위해 도심지역까지 나와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할 것입니다. 실제 조치원 청년층의 개인 시간 소비행태 역시 대부분 휴대폰, 미디어 시청 등 개인 활동에 그치고 있기도 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앞선 기존 정책이 제안하는 문화 콘텐츠의 물리적 공간 마련과 동시에 이를 사용하기 위한 접근성 해소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에 청년이 가진 주거 불안과 고민을 동시에 해소하며, 조치원역 인근 활성화를 위해 다음을 제안합니다.


# 청년, 주거공간의 제안을 통한 도시재생 활성화

  개인과 공유 공간이 구분된 주거 환경을 필요로 합니다. 청년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이 기간 동안 도시재생의 결과물인 물리적 시설의 사용과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청년 세대의 경우 자신의 기호와 특징, SNS를 기반으로 한 활동의 특징이 있습니다. 즉 제안하여 참여를 유도하는 것보다 스스로 만들고, 제안할 수 있도록 물리적인 한계와 제한을 풀어주는 정책도 필요합니다. 취업을 위한 자기 개발의 시간과 정보, 창업을 위한 인프라 사용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조치원 내 거주하는 청년이 자신의 결과물과 자원의 지속적 활용을 이어가기 위한 커뮤니티와 콘텐츠를 만들고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 시작이 주거의 제안이라 할 수 있고 이를 통한 도시재생 활성화의 원동력으로 활용 가능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도시재생의 주축 역시 조치원에 실제 거주하는 청년이 주요 타겟이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물리적 변화(하드웨어의 변화)는 변화를 쉽게 체감하게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결과가 이어지고, 개선되어 가기 위해서는 이를 채우는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연결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보는 높은 건물은 '하드웨어'에 해당합니다. 건물을 채우는 호텔, 사무실, 백화점 그리고 세상에 하나뿐인 볼거리와 제품을 채우는 과정은 '소프트웨어'에 해당합니다. 두 가지가 조화되지 않는다면 전망대 이상의 역할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좋은 소프트웨어가 채워져야 사람의 관심도 높아지고, 방문객이 늘면서 건물의 가치도 높아지는 것이죠.


 도시의 변화는 하드웨어에 해당합니다. 다리가 지어지고, 교통이 개선되며 나무가 심어지는 과정, 목적을 위한 건물이 세워지는 것이 그러하죠. 그 속을 채우고 활동하는 지역의 주민, 서비스, 프로그램이 조화를 이루어야 도시재생의 목적과 결과도 달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변화되는 도시의 모습에 청춘이 활동하고 숨 쉴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잊혀져 가는 도시가 아니라 저의 기억과 추억이 있는 도시가 이렇게 성장하고 바뀌었구나 기대감을 갖는 곳이 되길 바랍니다..


#도시재생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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