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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작가(신하영) - 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5기


 조치원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 신하영 작가 -


  도시에도 수명이 있다. 세월이 지나면서 많은 도시들이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쇠퇴하는 것이다. 거주 이동으로 인구도 서서히 줄고 도시 내에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도 점점 줄어들게 되면 도시는 그에 맞게 노후화가 진행되며 인프라도 쇠락하게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도시는 점점 도태되고 그곳에 사는 주민들의 삶의 질 또한 낮아지게 된다. 아무리 오랜 전통과 문화를 가지고 있는 곳이라고 해도 주변 도시보다 낙후되고 사람이 떠나가는 곳은 분명 거주지로서의 가치가 사라지게 된다.           


 조치원은 예로부터 교통의 요지로 자리를 잡고 있지만 주변 도시의 성장으로 인해 도태된 도시 중 하나다. 충분히 발전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머릿속에 잊혀가고 있던 것이다. 본래 도시의 생기는 살고 있는 사람들의 힘으로 생기는 것. 조치원은 2018년부터 도시재생산업에 뛰어들어 죽어있던 도시를 살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사는 환경을 다시 재생할 수 있는 건 인간이 가진 가장 특별한 능력이다. 그래서 흑백이었던 도시에 색을 칠하려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고 있다.

           

 뉴딜 사업은 마치 퍼질러진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하나씩 그 조각을 맞춰야 한다. 먼저 도시의 단점과 장점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며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점에 힘을 실어야 한다. 그동안 고수해온 방식을 반성하고 어떻게 하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실질적으로 문화와 경제 그리고 환경을 융화시킬 수 있는 대한 답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도시 재생은 단시간에 이루어질 수 없고 필히 인내가 필요하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용기도 필요하다.           



  필자는 도시 재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뭘까 생각해봤다. 물론 거시적인 정책과 목표점이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함께 소통하고 의논할 수 있는 '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도시재생은 그동안의 잘못된 방식을 내려놓고 주민들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만드는 사업이기에 필히 많은 사람들과 토론을 나누어야 한다. 선진국의 예시를 보면 도시재생은 주민에 의한, 주민에 의해 진행되는 정책들로 이루어져 왔다. 그래서 조치원 역시 주민에 의한, 주민에 의해 재생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바로 조치원에 있는 청년세대라고 할 수 있겠다.  

   

 조치원은 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의 영향으로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도시로써 대학생을 더불어 젊은 층의 주민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뉴딜사업은 기존 주민들을 위한 사업이기도 하지만 반드시 새로 유입되는 주민들을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 그만큼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혼자서 편하게 먹고 즐길 수 있는 거리가 필요할 것이다. 문화와 경제가 함께 어우러지면 자연스레 주민들의 삶의 질은 상승하기 때문에 문화적인 결핍도 반드시 충족을 시켜야 한다.

      

 나는 현재 서울에서 글쓰기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SNS 인사이트를 통해 대부분의 독자들이 대도시에 살고 있다는 통계를 볼 수 있는데 종종 지방에 살고 있는 독자들에게 "지방에서 하는 클래스는 없나요?"같은 질문을 받곤 한다. 지방에서는 즐길 수 있고 참여할 수 문화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개개인이 진행하는 클래스가 있겠지만 그것도 극소수로 진행되고 있어 참여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젊은 세대가 유입되고 1인 가구가 많은 조치원은 정부와 주민이 함께 힘을 모아 문화적 고립을 해소시켜야만 한다. 원데이 클래스나 초청 강연 그리고 지역 행사를 통해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대도시를 동경하지 않게 하는 것도 재생산업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서포터즈에 참여하게 되며 <시티팝>조 친구들을 만나며 조치원이라는 곳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고 여러 가지 자료를 보며 어떤 방식이 필요할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았다.      


 서포터즈 친구들이 준비한 조치원의 특산물을 이용한 밀키트 판매는 전통시장을 살릴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COVID-19로 인해 직접 시장에 가지 못하는 요즘에 밀키트와 배달을 만나 하나의 서비스가 만들어지면 요리를 만들어 먹기 힘든 1인 가구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보다 쉽게 조치원의 랜드마크를 볼 수 있는 가이드라인 식 일러스트 지도제작 아이디어를 보며 조치원 뉴딜사업에 청년세대의 힘이 얼마나 필요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에너지는 상상 이상으로 쇠퇴한 도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도시를 재탄생시킬 수 있는 원천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서포터즈 기간 중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얼마나 조치원을 살리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았다. 실제로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 사업도 있다고 <시티팝>조 친구들이 낸 아이디어도 충분히 실용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들로 구성해 구체적인 사업 전략을 구축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들의 에너지를 보며 잠시 열정이 죽어있던 나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었고 배울 점도 많았던 것 같다.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지만 <Zoom>을 통한 화상 통화로 서포터즈 친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친구들이 내게 준 질문에 대답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모아 긍정적인 이야기를 전해준 적이 있었다. 꿈을 키워나가는 20대 초반을 겪은 나로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해주었는데도 불구하고 내 말을 귀담아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여주어서 고마웠다. 그때 말했듯이 학문에만 몰두하지 말고 이런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조금 더 능동적인 사람이 되어갔으면 좋겠다.


 조치원 도시재생 서포터즈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정부와 주민들이 꾸준히 힘을 모으다 보면 조치원은 새롭게 태어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도시에는 수명이 있지만 죽음은 없다. 우리는 한 도시의 주민으로서 내가 살고 있는 곳을 사랑하는 법도 알아야 한다. 조치원에 살고 있는 그들은 그 누구보다 조치원의 매력과 장점을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도시에 대한 애정으로 함께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 보면 조치원은 보다 더 살기 좋은 도시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 또한 조치원을 계속 지켜보며 언젠간 그곳에 여행을 가는 날을 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날씨가 좋은 어느 날. 조치원에 도착해 서포터즈 친구들이 진행한 사업들이 눈에 보인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에도 조치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그들의 삶을 응원한다.      


 조치원은 지금 알에서 깨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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