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꿈이 크는나무 김인옥)_조치원 도시재생청년서포터즈6기
코로나 19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지금, 우리의 일상과 사회는 많은 변화와 마주하고 있다. 미국 <뉴욕 타임스>의 세계적인 칼럼니스트이자 작가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2020년 아시아 미래포럼에서 코로나 이전을 BC(Before Corona),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AC(After Corona)로 명명하며, 코로나 19 사태를 기원전후인 B.C.(Before Christ), A.D.(Anno domini)와 맞먹는 역사적인 기점으로 언급하였다. 그만큼 코로나 19 사태는 세계적인 환경, 그리고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특히 우리들이 지금까지 당연시 생각해왔던 ‘공부는 학교에서, 일은 회사에서’라는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꿔버린 사건이기도 하다. 이렇게 비대면 수업과 재택근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사람 간의 관계에도 많은 변화를 야기시켰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건축가 유현준 씨의 책 [공간의 미래]에서는 공간과 관계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관계는 사람 간의 거리를 결정한다. 그리고 사람 간의 거리는 공간의 밀도를 결정한다. 공간의 밀도는 그 공간 내 사회적 관계를 결정한다. 코로나 19라는 전염병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바꾸었다. 가까웠던 사람들도 멀리 떨어지게 만들었다. 극장, 야구장, 공연장에 갈 수가 없게 되었다. 사람 간의 간격이 바뀌자 사람 간의 관계가 바뀌었고, 사람 간의 관계가 바뀌자 사회도 바뀌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과 개인화, 온라인화가 가속화되어, 우리의 일상과 사회가 변화하고 있는 건 맞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코로나 19 치료제가 개발되고,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으니, 곧 코로나 19도 종식되어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여, 그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그 관계 속에서 성장해 나가며, 행복을 느끼는 사회적 동물이다. 이런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구는 어떤 전염병이 와도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동안 내가 즐겨보던 TV 프로그램이 있었다. 자연과 어우러진 한옥에서 펼쳐지는 한옥 체험 리얼리티 [윤스테이]이다. 코로나 19로 인해서 고향에 갈 수 없는 한국 주재 외국인을 손님으로 맞아, 다양한 한식 요리와 한옥을 체험하게 하며, 그 속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와 다국적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윤스테이]를 지켜보면서 ‘한국적인 것이 가장 아름답고, 국경을 넘어 누구에게나 공감을 일으키는 소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음 맛보는 한국 음식에 감탄하고, 오색 비단 이블이 깔려 있는 한옥을 체험하는 외국인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문화가 참 멋스럽고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윤스테이]를 보면서 ‘한국다움’이 얼마나 경쟁력 있는 소재인지를 알게 되었고, 이렇게 경쟁력을 가진 소재들을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치원의 도시재생 사업도 이런 맥락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작년에 이어 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활동에 참여하게 되면서 ‘도시재생’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도시재생으로 성공한 도시와 실패한 도시는 어디가 있는지? 어떤 도시가 경쟁력이 있고, 살고 싶은 도시일까? 다양한 세대가 함께 공존하고 소통하려면 어떻게 운영되어야 할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서 도시는 어떤 모습을 갖추어야 사람들이 더욱 안전하고 행복하게 느낄까? 수많은 질문들을 나에게 던져보았던 시간이었다.
수많은 질문들 속에서 내가 찾은 해답은 ‘나다움을 찾는 것’, ‘조치원다움을 찾아가는 것’이라 생각했다. 조치원이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취, 그 걸어온 발자취와 함께했던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그 속에 숨어 있는 다양한 스토리와 함께 조치원다움을 찾아나가는 여정이 조치원의 도시재생의 시작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보통 자신의 특별함을 강조하기 위해 다양한 미사여구와 스펙 등을 동원하여 자신을 포장하려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대중 속에서 내가 특별해 보일 거라는 생각에서.. 하지만 나다움이라는 것은 주변의 시선이 아닌 나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나만의 강점을 찾아가는 것이다. 좋고 나쁨도 아니고, 늦고 빠름의 문제도 아니다.
조치원 지역을 자동차나 기차로 지나친 적은 많았지만 제대로 방문하여 조치원역 주변과 여러 곳을 살펴본 것은 작년이 처음이었다. 조치원에 대한 나의 첫 느낌은 코로나 19 시국이었지만 도시 이곳저곳이 생기가 있고, 지역과 함께 숨을 쉬고 있다는 것. 조치원만의 색깔과 분위기가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조치원 도시재생 사업이 이런 조치원다움을 더욱 발전시켜 내외국인들에게 어필해나간다면 조치원의 새로운 모습을 곧 보게 될 거라 믿는다. 다소 교통이 혼잡하고 다양한 사람들로 어지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친구들과 함께 많은 전문가들이 함께 하고 있으니 이런 부분들은 차츰 개선될 거라 생각한다.
청년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이야기하며, 꿈을 꾸고 실현해 나가는 조치원 도시재생 사업! 앞으로 이 도시재생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어 어떤 얼굴로 우리를 찾아올지 지금부터 기대가 된다. 그날은 마음 맞는 친구들, 지인들과 함께 조치원 맛집을 탐방하고, 조치원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명소를 거닐고 있지 않을까?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조치원다움이 담겨있는 조치원의 새로운 얼굴과 이야기가 지금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