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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에는 예술이라는 심지가 필요하다.

작가(신하영)_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6기

오늘도 도시는 숨 가쁘게 움직인다. 도시를 구성하는 사람들. 그리고 인프라 안에서 꾸준히 순환되는 경제시장. 하지만 도시를 구성하는 것에는 단순한 경제적인 활동만이 전부가 아니다. 애초에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는 시민의 삶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삶의 질을 보다 높일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하게 된다. 삶의 질은 곧 문화와 직결된다. 문화는 보다 윤택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인간에게는 필수적인 요소다. 그런 측면에서 조치원은 지금 어느 위치에 놓여있는가? 시민들의 지적 충만을 충분히 만족시켜주고 있는가?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으로 발전이 된지도 어연 40년이 지나갔다. 산업화를 통해 건물이 올라서고 각 도시는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군이 조성되어 많은 산과 논밭이 갈리고 아스팔트가 칠해졌다. 이에 따라 도시의 성장도 따랐고 인구의 분배도 자연스레 됐지만 한국은 시대를 거듭할수록 수도인 서울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자연스러운 도시 쇠퇴의 지름길이 되었다. 탈인구화가 되는 도시는 점점 낡아지기 때문이다.       


도시의 심장은 시민이다. 세포처럼 퍼져있는 도시의 인프라 속에서 시민의 활동만이 숨을 불어넣고 활기를 띄게 만든다. 이러한 도시에 시민이라는 숨이 부족하게 되면 도시도 하나의 생명처럼 시간에 의해 점점 낙후되어간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인프라도 쇠락하게 될 수밖에 없다. 매력적이지 않은 도시는 의식주뿐만 아니라 삶의 질에서도 가치가 떨어져 다른 도시로 눈을 돌리게 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오랜 전통과 문화를 가지고 있는 곳이라고 해도 주변 도시보다 낙후되고 사람이 떠나가는 곳은 분명 거주지로서의 가치가 사라지게 된다. 이러한 부분에서 우리는 도시재생에서 필요한 요점을 살펴볼 수 있다.        


조치원은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의 교통 요충지로서 자리를 잡고 있지만 가운데의 기점 역할을 채 하지 못하고 주변 도시에 밀려 도태된 도시 중 하나다. 충분히 살기 좋은 도시로 발전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낙후로 사람들에게 점점 잊혀져가고 있던 것이다. 앞서 말했듯 도시의 ‘생기’는 시민의 힘으로 생기는 것. 이 애로사항을 고치기 위해 조치원 시는 2018년부터 뉴딜산업을 구성해 죽어있던 도시를 살리려는 재생과정을 거치고 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아주 특별한 능력은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을 다시 재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를 주축으로 회색이었던 도시에 숨결을 넣으려는 하나둘씩 모이고 있다.      


필자는 조치원의 재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뭘까 생각해봤다. 앞서 선진국을 살펴보았을 때 재생사업에서 문화예술이 활용된 사례가 많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미 일본이나 유럽에서는 문화예술의 개발을 통해 도시재생의 모범적인 사례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이것을 벤치마킹 한다면 조치원만의 도시공간을 창조적으로 재생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유럽의 경우는 1980년대부터 도시재생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데 문화의 중요성이 시민의 삶에 크다는 것을 인지하고 문화와 예술을 적극 활용하면서 도시 재생을 실천해나가는 방안을 주요전략으로 내세웠다. 이런 방법은 성공적인 재생사업을 만들었고 앞으로의 사업에서도 문화적 요소는 큰 요소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아직 한국에서는 문화의 중요성이 그리 크지 않아 시장경제 부흥에 힘을 쏟는 경우가 많지만 지역 내에서 문화예술사업은 삶의 질을 올리는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조치원에도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며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인이 분명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예술가들의 의견조사를 통해 조치원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인력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보통 창작자들은 외롭게 자신의 길을 가는 경우가 많은데 예술가들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문화예술인 네트워크를 만들면 문화사업에 크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며 시민의 마음으로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 진정 필요한 문화적 캠페인을 양성할 수 있으리라 본다.      


지역의 토종 문화를 살린 마을, 시민의 생활과 밀착되어있는 문화 공간, 전통시장의 문화적 변신 등 기존 토착되어있는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있지만 거시적으로 문화관광부가 주관이 되어 문화 활성화 사업을 하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어 지역 안에서 나름의 문화 예술 체계를 갖추는 것이 좋다고 본다. 필자는 현재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책을 만드는 방법을 알리고 있다. 만약 내가 조치원의 도시재생에 참여할 수 있다면 교통이 좋고 구촌이었던 곳을 방문하여 오래된 집을 개조해 독립서점과 공방이 있는 거리를 조성해보고 싶다. 조치원에서 문화적 고립을 겪는 사람이 있을 텐데 경험할 기회조차 없는 경우가 많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참여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은 예술 거리가 있다면 시민의 문화적 레벨은 자연스레 향상되며 주변 상권 또한 발달되리라 본다. 특히 예술가에게 일자리가 생기게 되면 그 시너지로 인해 또 다른 콘텐츠가 나오고 이런 사이클이 반복되다보면 눈덩이가 커지듯 문화 콘텐츠가 발달해 조치원의 재생사업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대도시에서만 예술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허황된 생각이다. 오히려 낮은 제작비로 시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조치원만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예술 거리가 생긴다면 창작가들과 시민들이 또 하나의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을 머물게 하는 것. 시민을 불러오게 하는 것은 경제가 전부가 아님을. 살기 좋은 도시는 문화 예술의 힘이 크다는 것을 알고 온 시민이 힘을 내어 함께 멋진 도시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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