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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을 통한 조치원의 정체성 찾기!

작가(이강엽)_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6기

지난 5기의 도시재생 주제에 대한 글을 쓰며 생각 했던 것은 청년이다. 

도시재생의 과정은 도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도시를 구성하는 사람, 문화 등 모든 요소를 소재로 할 수 있을 것이고, 그에 맞는 디테일을 만들어 가는 과정일 것이다. 조치원의 경우 두 개의 대학을 중심으로 한 청년 인구가 다수를 구성한다는 것을 특징으로 삼을 수 있다. 더불어 도시의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도 청년의 활용이 필요한데 이런 고민을 이어가며 조치원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가족과 함께 다녀왔다.



조치원의 재래시장 앞 주차 타원에 차를 대고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작은 도시에 대비하면 큰 시장 규모에 놀랐고 (나중에 안 것이지만 250년 이상 된 시장이라 한다), 생각보다 잘 정비된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간단하게 허기를 채우고, 마실 골목을 찾아 다시 한 바퀴를 걷게 되었는데 시장 구석구석의 빈 가게와 발길이 닿을까 싶은 구석진 곳들도 보였다. 장날은 주차할 곳 없이 붐빈다고 하니 궁금하기도 했다.


잠시 즐거웠던 골목길의 쇼핑(?)을 뒤로하고, 시장을 나오며 역 주변을 돌아볼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 주차타워 뒤쪽, 조치원역 옆길로 청과 가게들과 오래 된 여관들이 눈에 띄었다. 그 길의 끝에 의외의 신식(?) 건물에 의아했는데, 생활문화 거점 시설이었다. 1층의 목송제작소, 2층의 스마트시티 교육장이 있다고 하는데 유난히 새건물이라 그런지 눈에 띄기도 했다. 평일이라 더 삭막했던 길을 지나 다시 차로 돌아와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청년과 문화, 커뮤니티

인구의 상당 수를 차지하는 청년과 도시의 변화를 어떻게 연결하면 좋을지를 생각하며 유명세를 타고 있는 카페로 향했다. 심플하고, 모던한 인테리어, 떡을 주제로 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더불어 젊은 사장님이 운영하고 있는 듯했는데, 아까 본 오래 된 여관과 길거리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도시재생 목적으로 생기는 새로운 건물 사이사이를 채우며 조치원의 과거와 현재의 문화를 잇는 역할로 청년의 가치를 주제로 결정을 하게 되었다.


UN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설문’에서 가장 낮은 설문 결과를 냈다고 한다. 이는 커뮤니티의 해체가 원인이라 할 수 있는데. 1인 가구의 증가, 청년 고독사의 이슈가 많아지는 것도 이런 배경이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우리는 공동체에 소속되어 배우며 자라 왔다. 산업화 과정을 거쳐 작은 단위로 쪼개어지고, 해체되는 과정을 겪으며 개인화가 가속되었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최근 독서 모임, 코워킹 스페이스의 활성화처럼 다시 청년은 ‘공동체’ 를 찾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는 개인과 커뮤니티를 더 뚜렷하게 구분하며, 느슨한 연대와 같은 다른 형태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용인의 경우도 청년 공간 (하드웨어)이 생겼으나, 활성화에 애를 먹고 있다. 이는 도시가 가지는 차별점 없이 청년 키워드만으로 만든 관 주도의 공간인 것이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다. 서울의 경우 성공 사례로 꼽는데 자율성을 기반으로 구청 단위별까지 청년의 문화와 주제를 잘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보면 단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청년이 모이고, 활동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도 확인할 수 있는데. 조치원의 경우 청년이 모이고 즐기는 커뮤니티와 문화의 연결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 도시재생의 빈 곳을 채우다

도시 재생의 목적으로 생기는 많은 건물과 리모델링은 조치원의 기존 모습과 이질감을 가질 것이다. 더불어 이런 건물만으로는 ‘조치원’의 특색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 신/구 시가지의 구분처럼 지역 내 갈등만 양산하게 될지 모른다. 더불어 인프라의 수혜 여부에 따른 역차별도 생길 수 있다.


한 기사에 따르면 세종시 편입 후 조치원에 씌워진 구도심 낙인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더불어 하드웨어에 집중된 정책 인프라 구축 과정이 인구 유입을 늘리거나, 청년들에게 매력이 되지 못한다고 꼬집는다. 이는 1조 가까운 투자에도 청년 인구인 30대가 58% 이상 감소한 것에서도 확인이 된다. 앞선 용인과 서울의 차이처럼 건물이 주는 효용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 지난 시간 동안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질감을 줄이고, 곳곳을 채우는 것이 청년의 문화와 커뮤니티이다.

산책길에 보았던 오래 된 여관, 청과가게 등의 특색 있는 길과 한림제지 등 오랜 시간 조치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건물들이 이질감을 채우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 이는 신구의 매개체로서 역할이기도 하다.


조치원 시장 내 존재했던 마실 골목이 이런 예가 될 수 있다. 물론 이 골목도 주변 청년이 주체가 되어 구성된 공간이란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다만 어디서 본 듯한 공간이고, 설명이 부족했던 점은 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이런 공간은 도시재생으로 인해 생기는 이질감을 최소화하고, 청년과 지역의 커뮤니티를 풀어가는 매개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이 지역 청년의 주도로 활성화되어 도시 변화에 기여해 조치원의 도시 재생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By 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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