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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플랫폼 Jul 24. 2022

공방 소경



공방 아래 밭에 개망초가 담상담상 피었다. 공방이 생길 무렵에는 아랫마을 서씨 아저씨가 지었던 것을 시내 밭주인이 자기가 짓겠다며 거두어들였다. 그런데 한해도 짓지 못하고 시내 사람에게 대신 짓게 하더니 그 사람마저 금세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는 사이좋은 옥토였던 밭이 풀이 무성해지고 이제는 개망초만이 무성하게 피어 있다.






공방에 어느 날 흰 고양이 한 마리가 찾아들었다. 채 어린 티도 못 벗은 녀석의 배가 홀쭉하다. 간식 몇 개 챙겨서 먹였더니 이제는 제집처럼 자리 잡았다. 그런데 그것도 마냥 쉬운 일은 아닌 듯 며칠 사이로 고양이 두 마리가 더 나타났다. 세 마리가 서로 사이좋게 나눠 먹으면 좋으련만 싸움이 치열하다. 그리고 이 녀석이 흰 고양이의 자리를 차지하였다. 고양이 삶도 녹록지 않은 것이다.







비를 머금은 바람이 공방 앞 어린 느티나무를 뒤흔들면 마음 한편에는 비에 대한 모를 기대감이 서린다. 비가 길어지면 마음이 축 가라앉다가도 또 며칠 더위가 거세지면 비가 그리운 것이다. 이번 비가 내리면 사무실에 연차를 내고 아이들 방에 넣을 가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비 오는 날 작업은 빗소리에 묻혀 음악도 마음도 고요해진다. 그런 차분함과 적막감이 편안하다. 젊은 시절에는 사람에 기대서 혼자의 시간이 외롭게 느껴지더니 이제는 홀로 있는 시공간에 충만함을 느낀다. 비어 있어 온전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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