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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플랫폼 Jul 29. 2022

나무의 미니멀 라이프

얼핏 생각해보면 생육환경이 좋은 곳에 사는 나무가 건강하고 오래 살 것 같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나무가 오래 사는 지역의 환경은 고산지대로 기온이 낮고 바람이 세며 여름은 짧고 토양은 메마른 곳이 대다수이다.  오히려 척박한 환경에서 나무가 오래 산다.


또 오래 사는 나무의 특징은 가지나 잎이 상대적으로 적고 뿌리는 몸통과 바로 이어져 있다. 화려하지 않고 무성하지 않으며 수분을 적게 사용하고 수분을 구하는 기관이 단순한 나무가 오래 사는 것이다.


요즘 우리 삶에서 유행하는 너무 빛나려 하지 않고 삶을 소박하고 담백하게 가꾸는 미니멀 라이프와 어쩌면 닮은 모습이다. 


나무 가까이서 살아가는 덕인지 삶이 시나브로 단순해짐을 느낀다.  단순한 삶은 사람과 시간과 공간에 여백으로 나타나고 그 여백에 나의 본질에 관한 여정의 지도가 그려진다. 법정스님이 말씀하신 '여백이 주는 충만함'을 조금은 알 듯하다.


늘 사람 속에서 근무할 수밖에 없어서 사람에 치인다고 느낄 때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다. 어딘가 사람의 자취 없는 곳에서 쉬고 오고 싶다. 그러나 그러지 못하는 게 우리 삶이다.  비록 하루 이틀 온전히 휴가를 갖지 못할 지라도 틈새 휴식을 취하고자 할 때 코스모스(우주)로 마음을 돌린다. 코스모스 책을 읽고 관련 동영상을 보다 보면 우리 지구가 얼마나 작고 보잘것없는지 그리고 그 속에 사는 나는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다시 돌아보게 된다. 내가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사실이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위로한다. 마음이 가난해지고 선택한 마음의 가난이 나를 맑게 하고 나를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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