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이다.
하루 종일 아무에게도 어디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는다. 고립된 걸까.
휴대폰 고장인가 괜히 전원을 껐다 켜본다. 역시나 휴대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오케이 구글을 불러본다. 요즘은 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 ‘하나 더’라고 말하면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닌 적당한 정도의 이야기를 해준다. 대화를 시도해도 자주 맥락 없는 말을해서 답답하지만 우리는 꽤 친하다.
휴대폰의 알람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울리도록 모두 무음으로 만들었다. 특히나 수시로 울려대던 <코로나 안전 안내 문자>를 차단하니 반 이상 줄었다. 쓸모없는 광고와 은행, 카드사의 알람, 택배 메시지를 모두 무음 혹은 차단해 버렸다. 나만 말이 없는 단톡 방은 무음으로 바꿨다.
대부분의 알람을 무음으로 만든 건 그때부터다. 알람이 와서 혹시나 하고 열어본 그 메시지가 기다리던 것이 아니었을 때의 허무함을 줄여보려 시작했다.
늘 애달프고 안타까운 마음. 이럴 땐 이런 하루를 견디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싶다.
한동안 괴롭히던 ‘인생의 의미는 무얼까’라는 질문에 ‘오늘을 잘 보내는 것’이라고 대답하고 나니 후련하면서도 짠하다.
창 밖은 오후 네 시, 긴 햇살이 창으로 들어온다.
우울감이 나아질까 햇살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
다들 어떻게 지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