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워앤서퍼 Oct 05. 2020

나는 멋지게 늙고 싶다

멋지게 늙기 위한 의식의 확장

몬트리올에 살 때 친한 친구 중 프랑스 친구가 한 명 있었다.

그녀는 아프리칸 프렌치(African French)였는데 외국에 살며 혹은 여행하며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들을 많이 지나치고 인사해 왔지만 가까운 친구로서는 처음이었다.

'한국'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이 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녀와 함께 보낸 일 년 동안 그녀의 나라 '콩고'에 대한 거리감을 좁힐 수 있었다.

콩고와 파리를 오가는 가수이신 어머니 음반 CD를 선물 받기도 하고 콩고에 다녀온 그녀의 사진들도 구경하고 그녀에게 콩고에서의 먹는 것들,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도 전해 듣고는 했다.

그래서일까?

지금 만약 누군가 나에게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 한 나라를 여행 해야한다고 말한다면 그나마 익숙한 '콩고'를 선택할 것이다.


이 친구와의 추억은 책 <굿 라이프>를 읽고 '의식 편중성'에 대해 생각해 보며 떠올린 여러 기억들 중 하나이다.


끼리끼리 논다



누구나 한 번쯤 이런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어느 동네에는 부유한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고, 또 어느 동네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산다.

교회에 가면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이 있고, 대학가 가면 대학교를 다니거나 다닌 사람들이 많이 살 확률이 높다.

이렇게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만나 교류하면서 우리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된다.


책 <굿 라이프>에서는 인간의 격(格)이란 관계의 편중성이 가져오는 의식의 편중성을 인식하고,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일부러 부의 수준, 교육 수준, 인종, 성별이 다른 사람들과 자주 교류하고, 다양한 모임 속에 자신을 집어넣어서 관계 평중성으로 인한 의식의 편중성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의 생각이 잘 바뀌지 않는 이유는 주변 사람들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라고, 누군가의 의식이 바뀌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가 어울리는 사람들이 바뀌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지금까지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넓은 세상을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문화에 대한 관심'에서 온다고 생각을 해왔는데,  '의식의 확장' 개념은 또 다른 중요한 동기가 될 수 있는 새로운 배움이자 발견이었다. 내 자신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 사람인지도 인지해 볼 기회가 됐다.

완전히 의식의 편중을 피하기는 어렵겠지만 나는 살아 있는 한 최소한 '노력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를 멈추지 않고 만날 기회가 있을 때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싶다.




나에게 가장 최근의 큰 이동은 한국 → 싱가포르 → 한국이었다.

싱가포르에 살면서 종교가 기독교인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인, 글로벌 컨설팅펌의 부유한 싱가포르 화교 부부 , 미얀마에서 자라 건너온 동료, 인도에서 온 요가 선생님 등 종교, 부, 인종, 교육면에서 정말 다양한 친구들을 만났다. 그런 것을 보면 다른 동네로의, 다른 도시로의 혹은 해외로의, 어떤 이사든, 거주지 변화는 의식의 확장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사는 곳에 변화를 주면 그 속에서 겪게 되는 사람에도 저절로 변화가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슬프지만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다양한 사람이나 모임 보다는 편안한 소수와 관계를 유지하려는 귀차니즘이 커짐을 느낀다.

사실 10년 전, 5년 전과 현재를 비교해 봐도 나라 이동 덕택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지만 그 가운데 나의 목적 있는 노력은 몇 퍼센트였을까?

어쨌든 나는 멋지게 늙기를 희망한다. 그렇다면 컴포트존(comfort zone)을 벗어나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에 대한 깨어 있는 노력은 계속 되어야 할 것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