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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워앤서퍼 Jun 06. 2021

싱가포르에 살며 가장 불편했던 점

생각지도 못한 서프라이즈

싱가포르, 몇 년 살아보니 가장 불편한 점은 뭐니 뭐니 해도 '곰팡이'다.

아마 여행으로 방문한 적 있거나 짧게 살아본 분들은 곰팡이???하며 의아해하실지도 모르겠다.

나는 두 번째 집에 이사 와서부터 곰팡이 때문에 전쟁 아닌 전쟁을 치렀다.


1. 물건을 다 갖다 버리고 있다.

여행만 잠시 갔다 오면 가죽 가방에 곰팡이 꽃이 예쁘게 피어있고,

나의 애정 하는 샘소나이트 백팩도 곰팡이가 폈길래 빨고 구글에 나오는 방법으로 지우려 애를 썼는데도 안 없어진다. 오히려 냄새만 이상꾸리하게 나서 결국엔 갖다 버렸다..................

이거 면세점에서 샀긴 했지만 몇 번 메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어찌나 화가 나던지!!


오늘 또 화가 난 건 방청소를 하다가 책장에 꽂아둔 작년 몰스킨 다이어리에 곰팡이 꽃이 활짝 핀 것을 발견해서였다. '싱가포르 너랑은 끝이야!!!!!'까지 나왔다.
아, 그리고 아침에는 곰팡이 핀 베갯속을 갖다 버렸다. 정말 대단하다. 락스도 넣어보고 빨래도 해봤는데 안 지워진다. 이 베개 속도 일 년도 안 썼는데, 곰팡이가 웬 말?

이러다 내 살림살이 다 갖다 버리는 거 아니야.


2. $$이 많이 든다.
우리 집만 그런 건가 해서 회사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았더니 싱가포르에 오래 산 한국 동료들은 이미 익숙해져 제습제를 주기적으로 갈아주는 것이 일상이었다.

싱가포르 동료들도 너무나 당연하단 듯 싱가포르는 원래 그렇고, 본인들도 가죽 물건 많이 버렸다고 한다.

아, 내가 익숙해져야 하는 부분이구나.
그런데 이 짓을 평생 한다고 생각하니 나는 싱가포르에 오래는 못 살겠단 생각마저 든다,,,,,,,
비싼 돈 주고 가방에 바를 가죽 클리너도 샀는데,  이걸 몰스킨 가죽에 듬뿍 바르고 있을 줄이야.

가죽 클리너 바르고 나서 햇살 밑에 바짝 말려주어야 하는데, 요즘 싱가포르에 해가 나야 말이지?

요즘은 매일 비 와서 너무나 습하다. 침대에 누우면 온몸에 '축축'이 쓰여있다.


한국 갔다 와서 꽃들을 보고 경악하며 온라인으로 제습제도 완전 많이 주문했다.  제습제 뒤엔 분명 '2 ~ 3달 사용'이라고 되어 있건만 내 방은 한 달 뒤에 보면 벌써 고체가 액체 200%로 변해 교체해 주어야 한다. 교체주기가 아주 빠르다. 즉 $$$이 든다.


집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이전 집에서는 이런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뭐가 문제일까,,,,,, 바닥이 나무로 되어 있어서 습기를 더 머금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블로그를 찾아보니 염화칼슘을 이용해서 제습제를 만들  있다 하여 '아싸 오래 사용하도록 완전  홈메이드 제습제 만들어야지' 하며 찾아봤는데, 라자다 800그람에 88(sgd)........?


 

3. 에어컨 없이 살 수 없다.

습도가 높으니 항상 에어컨을 틀어 쾌적한 상태(즉 26도 이하)를 유지하지 않으면 또 꽃이 필 수도 있다.

추워도 추워도 틀어 놓아야하는 그지 같은 상황이다.

쇼핑몰에서 에어컨을 추울 정도로 틀어 놓는 건 더운 날 사람들의 유입을 위해서이기도 하겠지만 왠지 비싼 옷가지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이제야 든다.



4. 헤어드라이기가 고장 난다.

오늘 곰팡이 핀 몰스킨을 씻고 햇살 아래 말릴 수 없으니 드라이어로 가까이 말리는데 갑자기 드라이어가 즉사했다. 얼마나 많이 사용했으면..... (싸구려를 사긴 했지만 필립스인데.......)

그나저나 내일 머리 어떻게 말리니?


싱가포르 오기 전까지 화려한 마리나베이 샌즈만 말해줬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곰팡이와의 사투.

알았어도 싱가포르에 왔겠지만, 갑자기 이렇게 겪으니 많이 당황스럽다.


정말 다음 계약 만료 되면 무조건 이사를 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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