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준비한 시험에 합격한 날.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 다녀온 날,
마음에 두던 사람과 손이 스치고
서로의 눈이 마주치며 어색하게 웃은 날,
폭발할 듯 끓어오르는 열기와
방망이질하는 심장에 자리에
누워서도 잠 못 이룬 날.
비록 잠은 못 잘 지언정
긴 긴 밤을 오롯이 나의 설렘으로 채우는 황홀한 밤.
잠 대신 오늘의 여운을 끝까지 붙잡는 미련의 시간.
이런 잠 못 드는 밤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하지만 지난밤 나의 밤은 설렘으로 인한 흥분도,
열기로 인한 홍조도, 성취감의 쾌감도 없는
오로지 짜증과 고통만이 가득한 밤이었다.
여름의 열기에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열발생을 막고,
살며시 감은 눈.
하지만 이내 발끝에 느껴지는 따끔함에
발꼬락을 꼼지락거린다.
그리고 다시 수면의 세계로 들어가려는 찰나
다리의 털에 느껴지는 불쾌한 움직임에
또다시 두 다리를 비비며 눈을 뜬다.
그렇게 나의 잠은 보이지 않는
무언가의 공격에 방해받았다.
비록 보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이 녀석의 존재를 안다.
Summer is coming...
왔노라. 모기와의 전쟁 시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