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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영 Dec 16. 2019

2019년 영국 총선, 희한한 투표소

<철없는 30대의 유학병> 

영국 보수당이 압승을 거둔 12월 12일 조기 총선에서 먼저 내 눈길을 끈 것은 보수당과 노동당의 득표 격차가 아니라 영국의 투표소 모습이었다. 출구조사 결과 발표 전, 영국 언론에서는 앞다퉈 투표소 현장 사진을 공개했는데 한국인의 상식으로 투표소라고 보기엔 애매한 곳들이 배경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세탁소, 캠핑카, 화물 컨테이너 등 희한한 곳에 '투표소 (Polling Station)'이라는 안내표가 붙어 있었다. 우리나라에선 주민센터나 학교 건물처럼 공공기관 건물이 투표소로 선정되기 마련인데 영국은 참 창의적으로 투표소를 선정하는 듯했다. 


산타 복장으로 투표소로 사용 중인 웨딩홀에 들어가는 사람. 사진 출처: Ben Birchall/PA via AP 


가디언지에 '투표소의 개들'이라는 특집 기사에 등장한 사진.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이 차ㅋㅋ 지프차도 투표소로 동원됐다. 사진 출처: Danny Lawson/PA


이 사진도 마찬가지. 투표소에 함께 온 개가 주인공인데 내 눈에는 컨테이너 박스가 들어옴... 사진 출처: Craig Brough/Reuters 


내 눈에만 신기한가 싶어서 구글에 '영국 총선 투표소, 세탁소' 검색어를 함께 넣어 기사를 검색했다. 역시, 나 말고 희한한 영국의 투표소 문화에 고개를 갸우뚱한 이들이 몇몇 있었나 보다. 


영국 메트로(Metro)에서는 '영국의 희한한 투표소들, 풍차와 세탁소, 캠핑카까지 등장'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냈고, 

https://metro.co.uk/2019/12/12/windmill-launderette-caravan-uks-unusual-polling-stations-11821958/ 


AP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냈다. 

https://abcnews.go.com/International/wireStory/laundromat-car-dealership-grotto-pubs-uk-vote-67723484 


AP 기사에선 보리스 존슨 총리가 12월 조기 총선을 승부수를 던지면서 12월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영국이 준비가 제대로 안돼서 이런 희한한 투표소가 등장했단 식의 설명이 나오는데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2015년 가디언지에서 '영국에서 가장 이상하고 경이로운 투표소'란 제목으로 영국 전역에 있는 희한한 투표소를 소개했기 때문이다. (아래 기사 참조) 


https://www.theguardian.com/politics/gallery/2015/may/07/weird-wonderful-polling-stations-in-pictures 


이 기사에는 세탁소는 물론, 복싱 학원과 이발소 사진까지 등장한다. 


하지만 나의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러면 이 투표소는 어떻게 결정되는 것인가??? 그래서 찾아봤다. 


영국 선거관리위원회(The Electoral Commission)에 따르면 (Acting) Returning Officer가 결정한다. 한국어로 번역이 애매한 이 직책은 기존의 투표소 검토, 새 투표소 허가 및 선정 등 역할을 맡는다. 물론 아무 곳이나 투표소로 선정되는 게 아니다. 투표소의 접근성과 크기 등 선관위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곳이 투표소로 선정되며 반드시 '투표소는 반드시 공공기관이어야 한다'는 규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자세한 규정은 'Reviews of polling districts, polling places and polling stations'라는 제목으로 영국 선관위에서 발간한 자료에 나와 있다. 


영국의 재밌는 투표소 이야기는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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