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림일기

셋째 고양이

by suribi

작년 이맘 때, 둘째 고양이 로도를 입양하면서 다짐했다. 내 사전에 셋째 고양이는 없다고. 둘이면 충분하다고.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합사. 닝겐 집사 둘과 혼자 지내던 첫째 고양이 로시까지 온 가족이 예민해졌고, 손이 타지 않았던 로도는 병원도 가지 못했고, 손톱 하나 깎이지도 못했다. 그 와중에 스트레스였는지 로시는 곰팡이 피부염에 걸려 두세 달은 병원에 다니고 약을 먹었다. 겨울이 되어서야 집이 안정되었다.


그랬는데, 그랬는데! 인스타그램에서 본 쪼끄만 아기 치즈 고양이가 자꾸 맘에 걸렸다. 길에서 벌벌 떨며 있던 아기 고양이를 119 소방대원이 구출했는데, 우유를 먹일 수 없어 결국 다시 길에 데려다놓아야 했고, 그걸 보지 못한 캣맘이 아기를 거둬 우유를 먹였단다. 아마도 형제 중 가장 약한 녀석이 엄마와 떨어진 것 같았다. 혼자 먹이를 구할 수 없으니 그냥 굶고, 굶어 죽기 직전에 어찌어찌 살아난 아주 작은 고양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 작은 고양이가 집에 들어왔다. '둘까진 어려워도 셋부터는 거저 키우는 거더라'는 애 셋 낳은 사람들의 말을 내게 적용했다. 작은 녀석은 손도 타니, 병원에 데려가는 건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우리집이 너무 좁진 않으니 고양이 셋이 지내기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고양이가 세 마리가 되었다. 세상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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