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출산 후 몸조리 중심에 ’ 운동‘을 두다!

by 런예지


나와 남편은 예전부터 둘씩 짝지어 놀 수 있는 짝수 가족을 꿈꿨다. 둘이라 힘든 점도 있겠지만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오붓하게 크길 기대했다. 또 나는 어떤 일이든 한 번에 완벽하게 하는 것보다 조금씩 시행착오를 겪으며 깨닫고 성장하는 편이라 아이 둘의 엄마가 더 잘 어울렸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계획대로 둘째를 가졌다. 하지만 둘째가 생기고 마음속에 묵직한 근심 덩어리가 자리 잡았다. 바로 ’ 출산 후 몸조리‘였다. 시간이 많이 지났으면 조금 나았을 텐데 첫째 출산 후 온갖 통증을 겪은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던 때라, 둘째 출산 후 다시 몸을 회복하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는 사실이 끔찍하고 두려웠다.




도대체 뭐가 원인이었을까? 어떤 산모들은 조리원 퇴소 후에 산후도우미 이모님께 아기를 맡기고 하루 종일 바깥 외출도 하고, 둘째 엄마들은 날아다니기까지 한다는데, 나는 6개월 동안 정말 느린 속도로 서서히 몸이 회복되었다. 분명 사람들의 조언대로 몸도 따뜻하게 했고, 찬바람도 쐬지 않았고, 밥도 잘 챙겨 먹었고, <똑게 육아 올인원>(로리, 위즈덤하우스) 책을 바탕으로 아이 스케줄을 짜서 현명하게 육아를 했는데. 기본 체력이 약했던 건 어쩔 수 없더라도 그 과정에서 뭘 잘못하거나 빠진 게 없었는지 파고 들어갔다. 결국 빠졌던 단 한 가지를 찾을 수 있었다. 바로 ’ 운동‘이었다. 그저 몸을 ’ 보호‘하는 데만 급급해서 출산 후라도 몸을 ’ 단련‘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살았던 것이다.








그래서 둘째 출산 후 몸조리는 내 일생일대의 과제가 되었다. 한 번 지독하게 시행착오를 겪었으니 두 번째는 조금 더 나아져야만 했다. 일단 출산 후 몸조리의 개념을 다르게 잡았다. 몸조리를 ’ 회복‘이 아니라, 출산 전보다 ’더 건강해지는 것‘으로 정했다. 그리고 몸조리 중심에 크게 ’ 운동‘이라고 썼다. 출산 후 어떤 운동을 언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자료를 본격적으로 찾았다.




나는 첫째 출산 후 6개월 차에 요가를 시작했는데, 내 생각보다 훨씬 빨리 출산 후 운동을 하는 것이 가능했다. <임신 출산 육아 대백과>에서는 출산 후 3주 이후부터는 스트레칭을 하며 틀어진 골반, 어깨, 다리 등을 바로잡고 근육과 지방을 적절히 재배치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리치료사 수지는 출산 후 1주일부터 충분히 운동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운동은 필라테스, 요가, 헬스 같은 강도 있는 운동이 아니라 스트레칭이 바탕이 되는 몸을 이완하는 운동이다. <마라톤>의 저자 제프 겔러웨이는 출산 후 4-8주 이틀에 한 번씩 짧은 거리를 조깅하는 것으로 달리기를 시작하라고 한다.




그래서 무리가 되지 않도록 내 몸을 자세히 살피며, 출산 후부터 출산 후 4개월까지 <스트레칭-산책-걷기-유산소 운동-달리기>의 순서로 운동 시간과 강도를 조금씩 높여갔다.





1> 조리원 2주 동안 ’ 쉼‘으로 채우기


나는 첫째를 낳고 출산 후 6주 ’ 산욕기‘가 지나면 몸이 어느 정도 회복이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그리고 육아와 집안일로 몸을 많이 쓰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노동과 운동은 분명히 달랐고, 노동은 몸 상태를 악화시켰다. 태어나 처음으로 6개월 간 온갖 부위 관절들의 아우성을 들으며 나는 늘어나고 틀어진 골반과 뼈마디가 제 자리를 찾고, 자궁이 수축하고, 몸이 원래대로 회복하기 위해 ’최소 백일은 충분히 휴식해야 한다 ‘는 사실을 온몸으로 깨달았다. 그래서 조리원에서부터 최대한 ’쉼‘으로 하루하루를 채웠다. 세끼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었고, 낮잠도 챙겨서 잤고, 몸을 아끼며 살살 움직였다. 매일 마사지를 받은 것도 산후 붓기 감소와 노폐물 배출,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백일까지 운동을 제외한 시간에는 최대한 몸을 편안하게 했다.




2> 하루 30분 스트레칭 시작


의도한 건 아니지만, 출산 다음 날부터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출산하면서 몸이 과도하게 긴장한 탓에 평소 좋지 않던 허리를 삐끗했기 때문이다. 남편이 집에서 첫째를 돌봐야 해서, 계속 병실에 혼자 있으면서 밥도 먹고, 화장실도 가고, 수유도 해야 했는데 꼼짝없이 위기를 만났다. 살기 위해 유튜브에서 허리 스트레칭 영상을 찾아 따라 하며 살살 몸을 달랬다. 그것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조리원에서부터 매일 오전 20분, 자기 전 10분은 스트레칭을 했다. (유튜브에 ’산후 운동‘이라고 검색하면 많은 영상들이 나오니 자신에게 잘 맞는 것을 찾아 꾸준히 하길 바란다.)




3> 30일부터 유모차 산책과 걷기 시작


출산 후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가 바깥 외출을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코로나 시대라서 더욱 그렇다. 그래도 나는 출산 후 한 달째부터 점심을 먹고 난 후, 따뜻한 햇볕도 쬐고 운동도 할 겸 유모차 산책을 시작했다. 동네를 가볍게 걸으며 폐 깊숙한 곳까지 맑은 공기로 채우면 우울한 기분과 복잡한 생각이 사라지고 기분이 상쾌해졌다. 아기가 유모차에서 잠들어주면 더할 나위 없이 고마웠다. 산책이 조금 편안해진 후에는 저녁때 남편에게 잠깐 두 아이들은 맡기고 20분 정도 공원을 걸었다. 자세를 바르게 하며 걸으니, 조금씩 몸에 힘이 생기는 게 느껴졌고, 잠도 더 푹 잘 수 있었다.




4> 50일부터 유산소 운동 시작


유산소 운동 시작 시기는 전문가에 따라 의견이 다른데 산후 6주부터, 늦어도 산후 3개월 이후에는 운동을 시작하라고 말한다. 나는 50일부터 유산소 운동을 시작했다. 너무 살이 쪄서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나보다 남편이! 남편은 결혼할 때 몸무게가 80Kg 초반으로 이미 살집이 있었는데, 꾸준히 살이 쪄서 몸무게가 90Kg을 넘어버렸다. 남편도 나 역시 다이어트가 필요한 상황이라 유산소 운동을 시작했다. 출산 후 50일부터 나는 매일 오전 아기가 낮잠 자는 시간에 30분 정도 유산소 운동을 했고, 남편은 밤에 아이들이 잠들면 하루는 유산소, 하루는 근력 운동을 번갈아 가며 했다. 유튜브 영상을 활용했는데, 컨디션에 따라 초급, 중급, 고급 영상 중 선택해서 꾸준히 하니 체력 회복, 혈액 순환, 숙면에 큰 도움이 되었다.




5> 133일부터 달리기 시작


그렇게 단계별로 운동하며 몸 회복에 최선을 다해 출산 후 4개월 차(133일째)에 드디어 달리기를 시작했다. 나보다 훨씬 빨리 건강해져 평소 하던 운동에 복귀한 아기 엄마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첫째 때 출산 후 6개월 차에 요가, 11개월 차에 달리기에 도전했던 걸 비교하면 나로서는 많이 발전한 것이라 무척 뿌듯했다. Runday 어플로 ’30분 달리기 도전‘ 1주 차부터 다시 시작했다. 작년 8월 중순에 처음 달리기를 시작해 한 달 반짝 달리기를 경험하고, 딱 일 년 만이었다. 마음에 쏙 드는 옷을 샀는데 계절이 바뀌어서 몇 번 못 입고 옷장에 모셔뒀다가, 일 년이 지나 드디어 다시 입을 수 있게 된 느낌이랄까? 매일 이 옷만 입고 외출하고 싶을 만큼 설렜고, 감격적이었다.


둘째 출산 후 133일째 처음 달리기를 했다..



첫 달리기 이후, 하루는 집에서 유튜브 영상으로 30분 유산소 운동을 하고, 하루는 달리기를 하는 루틴을 유지했다. 하루 중 일정량을 운동에 투자하니, 내 몸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확실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땀을 흘리니까 개운했고, 몸에 활력이 솟았다. 집중력이 생겨서 조금씩 책도 읽을 수 있었다. 운동을 통해 근력과 지구력을 기르니 전반적으로 체력이 좋아져서 지치지 않고 너그럽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아이들과 놀아줄 수 있었다.








사실 출산 후 운동을 하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다. 24시간 신생아를 돌봐야 하고, 하루 세 끼 밥도 차려 먹어야 하고, 각종 집안일도 해야 해서 운동할 시간이 없다. 조금 쉴 틈이 나면 그저 힘이 없어서 눕고만 싶지, 도무지 운동할 의욕이 안 생긴다. 나도 첫째 때는 그랬다. 6개월 동안 그저 몸이 나아지기를 바라며 아무것도 못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둘째 때는 나뿐만 아니라 내 주위 많은 아기 엄마들이 일찍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출산 후 3개월 전후로 타바타, 요가, 필라테스, 달리기 등 다양한 운동으로 몸과 마음을 돌보는 모습을 봤다.




그렇다고 너무 조급하게 운동을 시작할 필요는 없다. 하루 10분이라도 스트레칭은 매일 하면서 몸이 충분히 회복되었다고 생각될 때 시작하면 된다. 걷기처럼 낮은 수준에서 시작해 서서히 운동 시간과 강도를 높이는 게 좋다. 여물지 않은 관절에 무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달리기를 시작하고 2주 만에 무릎이 너무 시큰거려서 정형외과를 다녀왔고, 3주 동안 모든 운동을 쉬었다. 그렇다고 좌절하고 멈춰버리는 건 좋지 않다. 중요한 건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이다.




나는 가끔 상상한다. 출산 후 수없이 많이 쏟아지는 격려와 조언들 속에 누군가가 나에게 “힘들어도 꼭 운동해.”라고 힘주어 말해줬다면 어땠을까? 지금보다 훨씬 건강해져 있지 않았을까?라고. 나는 이미 지나갔지만 내 곁의 사람들, 내 글을 읽는 사람에게는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출산 후 운동은 필수예요.
운동은 엄마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가장 중요한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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