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존형 Feb 16. 2023

쿠팡이 우리에게 결제 버튼을 누르게 하는 방법

불안함의 심리학(FOMO) - 쿠팡 UX / UI 분석 3화


쿠팡은 사용자가 궁극적으로 무엇을 하기를 원할까?

쿠팡은 손님에게 결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판매자는 잘 팔아주는 쿠팡에 다시 물건을 맡긴다. 쿠팡이 내 물건을 잘 팔아준다고? 판매자는 기꺼이 수수료를 지불한다.



그럼 판매자도 행복하고 쿠팡도 행복할 수 있는, 즉 비즈니스가 목표가 일치하도록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손님이 많이 결제하면 된다. 쿠팡의 디자이너는 UXUI 디자인을 통해 어떻게 쉽게 결제할 수 있도록 설계했을까?



골똘히 10분간 생각해 보기

자, 한번 팬과 노트를 들어보자. 간단히 메모장이나 피그마도 좋다. 한번 골똘히 쳐다보자. 내가 던지고자 하는 질문은 1가지다.


1. 쿠팡의 UXUI 손님을 어떻게 결제까지 유도하려고 하고 있을까?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들과 나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그렇기에 10분간 나의 물음을 생각해 보고 나와 비교해 보자. 지극히 주관적인 분석이므로 모든 의견은 환영이다.



<10분간 생각해 보기>


어떻게 우리를 결제까지 인도하는가?

한번 쿠팡에서 옷을 구매해 보자.


옷 가게부터 잘 고를 수 있게 하자.



실제 현실에 반영해 보자. 나는 옷을 사기 위해 이 가게, 저 가게 돌아다니며 하나하나 보는 편이다. 들어갈까 말까 기웃기웃하다가 호객행위를 하던 점원 손에 이끌려 들어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막상 들어가 보면 원하는 옷은 없어 그냥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쿠팡은 이러한 나의 Pain points를 파악한 듯 상단 레이아웃으로 "그래서 네가 원하는 옷이 뭔데? 원하는 옷을 잘 찾을 수 있도록 우리가 먼저 필터로 추려줄게."라고 보여주고 있다.

<로켓 버튼>



로켓 배송은 쿠팡에 월 정액제로 돈을 지불하는 사람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이다. 쿠팡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손님은 로켓 배송을 위해 결제하는 손님이다. 손님 또한 돈을 낸 만큼 빠른 배송을 원하기에 따로 버튼을 추가한 거라고 생각한다.



필터 및 다양한 분류 태그
2종류의 사용자에게 맞는, 맞춤 태그 제공


1. 꼼꼼한 손님을 위해



매우 상세한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옷을 정말 세세하게 보려고 하는 꼼꼼한 손님을 위해 필터 및 태그를 제공하고 있다. 하단 Chip 형태의 태그로는 분류 옵션이 너무 많아 필터 버튼으로 전체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 슥, 보려는 손님을 위해





내가 상품을 보기 전 꼭 확인해야 하는 것들을 미리 고르게 하여 불필요한 탐색시간을 제거할 수 있도록 했다.



쿠팡 랭킹 순


쿠팡은 기본 순서를 쿠팡 랭킹 순을 default로 하고 있다. 쿠팡의 랭킹에 있다는 말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좋아하고 구매하고 있다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는 제품을 먼저 노출시켜 옷을 고르는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키려고 하고 있다.


사람은 다수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받는다. 이것을 심리학적 용어로 사회적 증거, Social Proof라고 한다. 이것은 따로 포스팅해 보도록 하겠다.


쿠팡은 상단 레이아웃에 옷을 고르기 전 다양한 사용자에 맞는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자기가 원하는 옷 단 한 가지를 구매한다는 목적을 이루게 하기 위해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



이래도 안 누를래?


옷을 잘 고르기 위해서 다양한 옵션으로 필요한 가게만 남겨두었다. 그다음은 무엇일까? 이제 그 가게에 들어가서 옷을 보도록 해야 한다. 쿠팡은 어떻게 손님을 가게에 들어오게 하기 위해 호객행위를 하고 있을까?



1. 몇 개 안 남았다? 그래도 괜찮아?

많은 사람이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가끔 우리는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고 생각할 때 불안한 느낌을 경험하고는 한다. 마감 임박! 타임 세일! 몇 개 안 남은 한정판! 품절 임박과 같은 소식을 접하면 초조함과 조급함을 느낄 수 있다. 놓칠까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이런 불안 심리를 ‘포모(FOMO · Fear Of Missing Out)’라고 한다. 좋은 기회를 놓쳐 나중에 후회하거나 다들 하는데 나만 안 해서 소외되고 뒤처질까 두려운 감정으로, 인간이 느끼는 기본적인 심리 상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쿠팡은 <품절임박>이라는 단어로 손님에게 조급함을 느끼게 하고 있고 <잔여 4개>라는 구체적인 숫자로 4개밖에 안 남았는데 지금 살까?라는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 38,900원? 아니, 더 할인해 줄 거야.



가격 표시에 정가와 할인가를 동시에 표시하고 있다. 정가는 하나의 '닻'이라고 볼 수 있다. 두 가지의 가격표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A : 38,900원


B : 38,900원 -> 38,700원


200원밖에 차이가 안 나지만 그걸 시각적으로 나타냄으로써 B가 언뜻 보기 더욱 가치있게 보이도록 하고 있다.


이것은 앵커링(Anchoring)효과를 이용했다고 생각된다. 앵커링 효과란 내가 제시하는 첫 번째 숫자가 사용자 머릿속에 연상되는 두 번째 숫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정가라는 금액을 머릿속에 먼저 심어두고 할인가가 가치있게 보이도록 한 것이다.



3. 내일 무조건 도착하게 해줄게

쿠팡 유료 결제 손님들을 위한 혜택을 확실하게 알려주고 있다. 내일(토) 2/4이라는 정확한 날짜를 명시하고 도착 보장이라는 문장으로 손님에게 신뢰를 제공하고 있다.



4. 쿠팡에 돈을 낸 손님이라고? 이런 혜택도 사용할 수 있어


<와우 혜택 적용>이라는 타이틀을 먼저 보여주어 현재 쿠팡 유료 결제를 하며 이러한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주고 있다. 


"무료배송, 무료반품은 옷을 사서 마음에 안 들어도 상관없어. 배송, 반품까지 모두 다 무료야! 왜냐고? 넌 우리에게 돈을 내고 있으니까!"라고 손님을 안심시켜주어 구매를 위한 결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5. 이만큼 많은 사람들이 구매했어.


숭실대학교 <리뷰의 양과 평점이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분석> 논문을 보면 총 29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서베이로 실험을 진행하였을 때, 독립적 자기 해석의 사람들보다 상호의존적 자기 해석의 사람들은 리뷰의 양이 많을수록 제품에 대한 불확실성이 낮아져 평점보다 리뷰의 양에 따라 구매의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쿠팡 또한 별점의 구체적인 평점보다는 리뷰 개수를 옆에 나타냄으로써 구매를 유도한다고 생각한다.




결론

쿠팡은 다양한 사용자를 고려한 옵션을 먼저 제공하여 최적의 물건을 1차적으로 추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또한 다양한 심리적 요소와 사람의 행동 특성을 이용하여 우리에게 결제까지 갈 수 있도록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커머스의 궁극적 목표는 결제를 하기까지의 과정에서 불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제거하고, 딱 한 가지! 구매라는 목적을 위해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의 글에 하나라도 공감하고 구매했다면 당신은 쿠팡의 UXUI 디자이너가 의도한 프로세스대로 움직인 것이고, 각종 지표들을 보며 뿌듯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화는 쿠팡의 리뷰시스템과 Social Proof에 대해 포스팅해보자고 한다.


*모든 내용은 저의 주관적 견해이므로 추가적인 생각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쿠팡의 랜딩 페이지는 우리를 어디로 인도하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