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무기를 만드는 방법
이상하게도 최근에는 회사에서 잘린 사람들의 얘기가 자주 들려온다.
한 번은 '그냥 그런 사람이 있구나' 했다. 두 번째는 '회사생활을 어떻게 했길래..' 생각했다.
세 번째는 '아.. 나도 잘릴 수 있겠구나.' 섬뜩해졌다.
내가 들었던 그들의 이야기는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국한된 게 아니었다.
내 나이 서른셋, 나와 비슷하거나 아주 조금 많은 젊은 사람들도 겪은 현실의 이야기다.
이유는 다양했다.
실적을 내지 못해서, 회사 매출이 줄어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위해, 코로나의 영향으로..
하지만 냉정하게는 '이 사람이 회사에 가져다 줄 이익이 이 사람에게 줄 연봉보다 적어서'일 거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체감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쩌면 나는 아직 젊다는 걸 무기로 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회사에서 잘렸다고 인생이 무너지는 건 아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 더 나은 삶을 살거나, 새로운 도전을 통해 다른 인생을 살게 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다.
하지만 회사 안이든 밖이든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실이 있다.
'나를 브랜딩 해야 한다'
회사든 사회에서든 나를 꼭 필요로 해야 내 가치가 올라간다.
당연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다 보면 이 사실을 망각한 채, 잘리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일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수도 있다. 바로 옆에서 일어나는 현실의 이야기가 와닿지 않던 무뎌진 나처럼 말이다.
물론 나는 나름대로의 무기를 가지고 있다.
영상을 연출하고, 촬영하고, 편집할 수 있는 기술.. 그것을 회사와 사회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제공하고 있다. 영상을 만들어 주거나, 영상을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 주거나 하는 일련의 활동들이 곧 내 가치이다. 하지만 아직 나를 브랜딩화 하지는 못했다. 이게 무슨 얘기인지 단순한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약 15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빠니보틀, 그는 세계를 여행하며 소통하고 돈을 버는 인플루언서이다.
그가 돈을 버는 과정은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영상을 직접 연출, 촬영, 편집하고 제작한 영상을 업로드해 가치를 만든다. 하지만 그는 브랜딩이 되어있고 나는 되어있지 않다. 그 차이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내가 회사를 다니며 영상을 만들고 만약 그와 비슷한 돈을 벌고 있다고 가정해도 말이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수없이 나열할 수 있지만, 하나만 뽑자면 '선택의 자유'가 있겠다.
그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해 유튜브를 키워나가거나, 혹은 유튜브를 관두고 회사에 갈 수도 있다. 심지어 전혀 다른 사업을 구상하거나 도전해 볼 여지도 있다. 그가 만든 캐릭터와 영향력이 그의 가치를 올렸고,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그를 필요로 하게 되면서 돈과 자유를 얻게 되었다.
반면 나는 어떤가? 회사가 나의 기술을 필요로 할 때까지만 다닐 수 있다. 당장 회사를 나오면 돈이 부족해 생계에 지장을 주고, 다른 일을 도전하는 게 쉽지 않다. 영상을 제작해 돈을 버는 행위 자체는 나와 똑같지만, 브랜딩이 되어있냐 없냐에 따라 이처럼 무서운 차이를 만든 것이다. 더 무서운 건 아무리 따라잡으려 발버둥 쳐도, 브랜딩이라는 핵심을 놓치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격차를 벌릴 것이라는 점이다.
나는 지금 '유튜브를 하세요'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내 직무에서 할 수 있는 브랜딩 방법 중 하나가 유튜브였을 뿐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가진 가치를 배로 만들 수 있는 브랜딩 방법을 찾아보라는 말이다.
내 무기를 만드는 방법은 그곳에 있다. 나를 브랜딩 할 수 있는 수단을 찾고, 망설이지 말고 실행하라.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것도 브랜딩을 위한 노력 중 하나이다. 책, SNS(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방송 어디든 좋다. 나를 브랜딩 하기 위해 무엇이든 이용해라. 나를 조금씩 알리는 순간, 내 가치는 올라가고 삶을 주도적으로 선택하며 살 수 있는 특권을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