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곰 Jan 31. 2023

결혼을 원하는 여자, 결혼을 망설이는 남자

워낙 먹고살기 퍽퍽한 세상이라, 요즘은 남녀를 불문하고 아예 결혼 생각이 없는 사람도 많아졌지만

일단 결혼 생각이 있다는 가정 하에 얘기를 해보려 한다.


내 나이 서른셋, 예전 같으면 적어도 애 둘은 낳아 열심히 기르고 있을 시기지만

요즘은 어디 결혼이 쉬운가.

그래도 주위 친구들이 하나 둘 가정을 이루고 있는 걸 보면 갈 놈은 가나 보다.

 

가장 자주 보는 동네 친구 여섯 놈 중에 두 놈이 장가를 갔다.

나머지 네 명은 결혼은 아직 이르다고 생각하거나 아예 여자친구가 없는 경우도 있다.

누구 하나 결혼에 대해 조급해하거나 고민하지 않는다.

심지어 '결혼'은 모여서 술을 마실 때에도 별로 언급되지 않는 주제 중 하나이다.

그만큼 요즘 청년들은 서른이 넘어서도 결혼에 대해 큰 관심이 없다.


 연애를 시작할 때 목을 매는 쪽은 거의 남자인데 왜 이른 결혼에 대해선 남자가 더 회의적일까?


최근 생긴 궁금증을 토대로 식당, 카페 할 거 없이 비슷한 또래 남녀의 대화 소리가 들릴 때면 내용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거의 공통됐기에 그 안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여자들의 대화 키워드'나이', '남자', '결혼'이었지만,

남자들은 '여자', '연애', '돈'이었다.


나는 이게 요즘의 현실이지 않을까 싶었다.

결혼 정보회사에서 여자의 나이 점수를 매기듯 여자에겐 나이스펙으로 여겨지는 사회, 회사에 들어가 오래 근무해도 유리천장은 여전히 존재하는 탓에 커리어를 쌓는 일보다 결혼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현실.


그러니 여자는 대체로 서른 전에 결혼을 원한다.

여자라고 무조건 결혼을 원하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서른이 오기 전에 기회가 된다면 가고 싶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남자의 경우 가장 큰 마음의 짐은 돈이다.

군대를 가고,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고 바로 사회에 진출한다고 해도 빠르면 27살 정도.

그게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상관없다.

요즘은 뼈 빠지게 일해 10년을 모아도 내 집 마련이 어렵다. 그러니 결혼은 그저 집에서 밀어줄 수 있는 애들만의 선택지가 되고, 보통은 결혼은커녕 내 집 장만의 꿈조차 막막한 현실 마주하느라 바쁘다.


이게 맞물려 남녀는 괜히 애꿎은 서로를 물어 뜯기도 하고, 돈만 따라 결혼을 선택하거나 아예 결혼을 회피하기도 한다.


사실 남자도 결혼이 하고 싶다.

여자도 굳이 결혼을 서두르지 않고 싶다.

하지만 마주한 현실이 여자에겐 조급함을, 남자에겐 불안감을 안겨주었.


그렇다고 세상 탓만 하며 살아갈 순 없다.

남들이 하나 둘 가정을 꾸려갈 때 조급해하거나 불안해하지 말고 

차근차근 내 방식대로의 삶을 끌어나가면 된다.

묵묵히 인생의 수레를 끌고 나아가라.

가다 보면 수레가 가벼워지는 날이 온다.

뒤에서 당신의 수레를 밀어줄 누군가를 만나게 될 테니까.




작가의 이전글 나를 브랜딩 해야 하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