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계절이 바뀌거나 이사철이 돼서 오래된 자신들의 가구나 물품들을 기부하는 곳이다. 이 곳은 사람들의 기부로 운영되는 우리나라로 치면 아름다운 가게와 비슷한 콘셉트이다. 자신들이 쓰지 못하는 물건들을 가져다주면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그런 곳이다.
아침 아홉 시가 돼서 굿윌을 가는 이유는 가게문이 그 시간부터 여는 것도 있지만 , 그때 가면 좋은 물건들을 픽 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운이 좋으면 앤틱 같은 작은 소품이나 가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그 시간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도 나와 같은 이유에서 문을 열자마자 이 곳에 오는 이유이다.
동네 이웃 언니도 어쩌다 가면 마주칠 때가 있는데, 이 언니도 집안에 많은 가구들이나 장식품들을 이 곳에서 득템을 해가지고 와서 자기식으로 잘 꾸며 놓은 좋은 눈을 가지고 있었다.
손님들 간의 묘한 경쟁심도 있어서 다들 들어가자마자 가구 코너부터 들어가, 일단 마음에 드는 가격표를 뽑고 나서 느긋하게 쇼핑을 한다. 그러나 내가 마음에 들어하는 건 남의 눈에도 마찬가지인지, 이미 가격표가 없어진 것도 있다. 이그 물건은 이미 다른 사람이 주인이 된 것이다.
가뜩이나 무거운 인생 , 가는 인생은 가볍게
오십이 넘어가는 나의 인생은 어디 한 군데 정착해서 살던 그런 안정적인 인생이 아니었다. 그런 이유로 이 곳 저곳 옮겨 다니는 집시 인생이 되었고, 그 과정에 나에게 남아있는 살림살이들은 해가 갈수록 딱히 애착이 가는 물건들이 없었다. 집이 바뀌면서 내 살림살이들도 같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사실 어딜 가도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는 장점들은 있었다. 안정된 공간에서 자기 집을 멋지게 꾸며 논 친척이나 가까운 사람들을 보면 부러운 생각도 들고 내 인생이 처량하기도 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정착을 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덜어내는 시기가 온 것이다. 언제부턴가 내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것들이 버거워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지금 죽어도 그리 안타까운 인생도 아니긴 하지만, 문득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죽으면 어린 자식들이 나의 잡다한 물건들을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니 조금씩 비우자는 생각이 들었다.
집을 꾸미는 데 있어서 가장 비용 발생이 많이 드는 게 아마도 가구가 아닌가 싶은데, 가구들에 대한 나의 생각은 웬만하면 만들어 쓰고, 그렇지 않으면 작은 공간에 큰 가구로 채우지 말자는 주의다. 다른 사람들은 하나를 사더라도 괜찮은 거 하나를 사서 오래 쓸 수 있도록 하고, 집의 퀄리티도 올려주자는 주의도 많겠지만. 하도 이사를 많이 다니고 물질에 대한 애착이 그다지 없어서 , 일단 나중에 떠나더라도 가볍게 버리고 가도 아깝지 않은 정도의 가구를 선호한다.
그리고 가구가 무거우면 안 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일단은 모든 내 주변의 물건들이 기능적인 면이나 실용적인 면이 더 들어오게 되어 있다. 원래부터도 판에 박힌듯한 공장에 찍혀 나온 듯한, 그 무겁고 둔탁한 식탁들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그래서 항상 쇼핑을 해도 가볍고 디자인이 심플한 것들을 주로 내 눈에 띄는 걸로 쇼핑을 한다. 지금은 가구 회사들에서 나오는 현대적인 감각의 가구들은, 심플하고 디자인도 내 눈에 띄는 것들이 너무 많긴 하다. 가격이 사악해서 그렇지....
나만의 유니크한 공간
부엌이 완성되고 다이닝 룸의 식탁이 완성되면 거기에 걸맞은 의자들이 필요했다.
내 마음 같아서는 의자에는 정말로 돈을 조금 쓰고 싶었다. 비싼 것은 아니더라도 그저 구색을 맞출 정도의 것으로.
그나마 이 집에서 가장 포인트가 될 수 있는 것이 의자가 아닌가 싶었지만, 한두 푼이 아니라서 쉽게 결정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택한 곳이 내가 가는 이 곳이었다.
이 곳은 다행히도 식탁의자들이 많이 나와 있었고, 그대로 쓰기에는 너무 낡고 요즘 트렌드에 맞지 않기에 의자 리폼을 해야 했다. 쓸만한 의자 6개를 40불에 데리고 왔다.
의자나 가구에 반짝반짝하는 그로시한 느낌을 나는 너무 싫어한다. 다행히도 요즘엔 매트한 느낌의 페인트 기법인 쵸크 페인트들이 많이 나와서 인테리어에 많이 이용된다. 나도 좋아하는 기법이다.
이 의자들을 가지고 와서 남편이 만들고 있는 회색의 나무 테이블과 조화를 이루는 흰색의 매트한 페인트로 의자를 리폼했다. 거기에 빈티지한 느낌을 주기 위해 크랙을 내는 왁싱을 덧입히니 제법 그럴싸 한 작품이 나왔다.
다이닝 테이블과도 매치가 잘 되었다. 내 마음에 꼭 들었다.
식탁의 마무리 니스칠이 마르고 나서 의자와 배치시켜 보니 완성된 부엌과 묘하게 조화를 이루었다.
그런 나를 보던 남편은 내가 궁상맞다고 나를 질책했다. 그냥 다음부터는 새 걸로 무조건 사라고 궁색 맞게 남 쓰던 거 가지고 오지 말라고.
" 돈이나 많이 벌어다 주고 그런 소릴 하던지"
"나도 그러고 싶거든" 속으로만 소리쳤다.
부엌과 다이닝 룸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나서, 나는 성당 친구들을 초대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좋은 곳에 넓은 곳에 살던 이 친구들이 우리 집을 보고 좋아했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것이 남편이 만들어 놓은 식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중에 나가면 천 달러가 족히 넘어 들을 원목가구를 남편과 나의 발품과 노동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