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초콜릿, 한국과 미국에서 만나다

같은 재료, 다른 질문

by Susie 방글이





나는 빵과 디저트를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맛보기 전에 먼저 눈으로 보고, 형태와 질감을 관찰하게 된다.

이 글은 그렇게 내가 관심 있고 좋아하는 디저트를 바라보며 적은 기록이다.


맛있다, 아니 다를 가리는 글이 아니다. 그냥 내가 보고 느낀 만큼, 관찰한 만큼을 기록하는 글이다.

읽으시는 분들이 '아,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


두바이 쫀득쿠기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이미 그 디저트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 카페 진열대 사진에서, 짧은 영상, 반으로 잘린 단면에서 이미 여러 번 마주친 얼굴이다.


요즘 유행 디저트는 대체로 그렇다. 맛보다 먼저 보이고, 입보다 먼저 익숙해진다. 먹어보지 않아도 어떤 식감일지, 어떤 반응을 기대하게 만드는지 대충 짐작이 간다. 유행은 혀보다 눈을 먼저 설득한다.


두바이 초콜릿은 원래 단순한 초콜릿 바였다. 손에 쥐고 먹는 형태, 반으로 쪼개면 피스타치오 크림과 카다이프가 흘러나오는 단면 하나로 유명해졌다. 처음 보는데도 낯설지 않은, 요즘 유행 디저트의 전형이다.


초콜릿 바 하나에서 시작된 이야기


트레이더 조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조용히 품절을 부른다.


하지만 이 초콜릿이 각 나라에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달라진다.


미국에도 두바이 초콜릿 디저트는 이미 다양하다. 쿠키, 브라우니, 쇼트브레드, 심지어 음료까지 선택지는 충분하다. 다양성만 놓고 보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는 여기서부터다.

같은 재료를 두고, 각 나라가 던지는 질문이 다르다.


한국은 묻는 듯하다.

"이걸 어떻게 더 보여줄 수 있을까?"


미국은 묻는 듯하다.

"이걸 어디에 얹으면 자연스러울까?"


한국에 도착한 두바이 초콜릿은 초콜릿 바라는 정체성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쿠키가 되고, 케이크가 되고, 크루아상 속으로 들어간다.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형태 자체를 바꾸는 쪽을 선택한다. 더 진하게, 더 화려하게, 더 잘 보이게.


빠른 소비 속도, 치열한 카페 경쟁, SNS 중심의 시각 문화. 여기에 '우리식으로 바꾸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 감각이 더해진다. 이미 맛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잘려야 하고, 퍼져야 하고, 사진 속에서 설명이 끝나야 한다.


그 과정에서, 아마도 그 결과가 두쫀쿠를 만들어낸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겉은 바삭하고 안은 쫀득한 쿠키, 과할 정도로 두툼한 피스타치오 크림, 산뜻하게 부서지는 카다이프, 늘어나는 마시멜로. 반으로 잘린 단면 하나면 이 디저트에 대한 설명은 끝난다. 먹히기 전에 이미 소비되는 구조다.


이름도 한국식이다. 두바이 쫀득쿠기는 '두쫀쿠'가 된다. 짧고, 귀엽고, 부르는 순간 이미 맛이 떠오른다. 이름 자체가 콘텐츠다.


반면 미국에서는 두바이 초콜릿이 기존 디저트 안으로 들어간다. 브라우니 위에 얹히고, 쇼트브레드에 섞이고, 음료의 풍미로 녹아든다. 두바이 초콜릿은 주인공이라기보다, 익숙한 메뉴를 강화하는 재료에 가깝다.


미국에서는 디저트가 재료를 위해 다시 설계되기보다는, 재료가 디저트 안으로 들어간다. 시각적 임팩트보다는 밀도와 균형이 우선이다. 자르기보다는 베어 무는 쪽에 가깝다.


그래서 한국에는 두쫀쿠가 있고, 미국에는 두바이 초콜릿 브라우니와 쿠키, 쇼트브레드, 음료가 있다. 같은 다양성이지만, 향하는 방향은 다르다.


Crumbl에서는 두바이 초콜릿이 다양하게 선보인다.


케이크라는 틀 안에서, 두바이 초콜릿은 조금 더 부드러워진다.


이쯤 되면 두바이 초콜릿은 하나의 레시피가 아니다. 각 나라의 식문화가 던진 질문에 대한 서로 다른 답이다. 한국은 형태를 바꾸고, 미국은 자리를 바꾼다.


두바이에서 시작된 초콜릿은 한국을 거치며 콘텐츠가 되었고, 미국에서는 메뉴로 정착했다.

변한 건 초콜릿이 아니라, 그걸 받아들이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눈앞의 피스타치오 물결


두바이에서 시작된 초콜릿은 각 나라의 입맛과 시선을 지나며, 결국 그 사회가 디저트를 대하는 방식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작은 풍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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