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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SKI Oct 10. 2024

[Ohsling] AI가 만든 이 구역의 히든 챔피언

(Case Study #7) AI는 마케팅을 어떻게 바꿀까

생성형 AI는 마케팅을 어떻게 바꿀까.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을 살펴보자. 뜬구름 잡는 AI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마케팅에 적용되고 성과를 만들고 있는 '사례'를 알아보고자 한다.


그렇게 다양한 브랜드 사례를 시리즈로 엮어가는 중이다.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부지불식간에 저마다의 통찰을 길어 올릴 수 있지 않을까? AI를 활용한 마케팅 시리즈, 이번 사례는 숨어있던 고수! 재야의 AI크리에이터들을 소개한다.







소녀는 이쪽을 응시하고 있다. 깊은 눈 속엔 호기심인지 두려움인지 알 수 없는 표정이 담겨있다. 허름한 옷차림에 두건까지 두르고 있는 그녀의 신분은 높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진주로 만들어진 귀걸이는 대체 뭘까. 알 수 없는 그녀의 표정만큼이나 신비로운 모습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에 대한 묘사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 그림은 네덜란드의 한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다른 미술관의 특별전을 위해 잠시 대여되어야 했다. 미술관은 해당 기간 동안 그림을 대신할 작품을 공모했다.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기념하면서도 해당 그림의 의미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는 홍보 전략도 숨어 있던 걸까. 공모결과는 확실히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당선작이 발표되자 많은 이들이 놀랐다. 당선작은 바로 AI로 만들어진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해당 그림은’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새롭게 해석한 모작이었다. AI로 만들어진 작품이 미술관에 걸리자, 찬반 논란이 일었다. 일부는 참신하다고 평가했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예술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좌) AI가 그린 모작 (우) 원작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 관련기사


비록, 홍보를 위한 공모전 일지라도 이 사건은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AI가 예술을 창조할 수 있는가? AI는 단지 도구일 뿐인가, 아니면 창작의 주체인가? 그리고 이러한 논의는 마케팅 분야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AI는 더 이상 보조 도구가 아닌,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새로운 창작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상상이 현실이 되기도 하고, 이전에 없던 새로운 시도가 눈앞에 실현될 수도 있다.


이제부터는 그러한 시도를 통해,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라이언 오슬링


AI로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가와 크리에이터들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대중들에게 주목을 받고 이슈를 만들어 내는 이들도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인스타그램 채널 ‘라이언 오슬링’이다. 유명 배우 라이언 고슬링과 유사한 모습의 프로필 사진에, 이름마저도 비슷하게 만들고 있어 패러디를 하는 채널인가 싶다. “AI로 무엇이든 만들어 드립니다”라는 문구를 앞세우고 있는 이곳에서는 AI로 만든 B급의 병맛 이미지가 대다수를 이룬다.


이 채널이 주목을 받은 건, 카이스트에 강의를 하고 있는 지드래곤의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부터다. 실제로 지드래곤이 카이스트 초빙교수로 임명되던 시점에, ‘라이언 오슬링’ 채널에선, 다음과 같은 제목의 AI 이미지가 등장했다. 카이스트에서 빅뱅이론 강의 하는 지드래곤, 분필대신 ‘Get your 크래용’으로 수업하는 지드래곤, 수업종료 후 성심당 빵 포장해 가는 지드래곤 등 위트 넘치는 이미지들이다. “이게 진짜야?” 싶은 것도 있지만, ‘빅뱅 멤버 ‘태양’으로 태양열 에너지를 실험’하고 있다는 설정에서는 실소가 나온다. 있을법한 현실과 터무니없는 상상력 사이에서 은근한 줄타기를 하고 있달까.





해당 채널의 위트 넘치는 이미지들은 얼마든지 더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해서는 부처님이 지금 한국에 왔을 때의 모습을 절묘하게 끼워 넣는다. 예컨대, 동네 미용실에서 펌을 하는 부처님의 모습, 런던베이글에서 웨이팅을 하는 부처님의 모습 등이 등장한다. 그런가 하면, 원조마약김밥할머니라는 가상의 인물을 상상해 이미지를 만들기도 한다. 할머니가 실제 마약 제조상처럼 등장하는 게 웃음포인트다. 넷플릭스 드라마에 출연하는 마약상이 밈처럼 등장하기도 해, 계속 보고 있자면 한 번쯤은 피식할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것을 설계하는 ‘기획력’



사실 이 채널의 인기는 단순히 AI 기술 때문이 아니다. AI기술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게 더 이상 신기한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채널의 핵심은 바로 기획력이라고 본다. 누구나 AI 도구를 사용해 위와 같은 이미지를 만들 수 있지만, 무엇을 어떻게 연결할지는 온전히 기획의 영역이다. 그 과정에서 유머와 감정을 어떻게 자극할 것인지가 이 채널의 성공 요소이고 말이다.



물론 기획이나 아이데이션 과정에서 Chat GPT 같은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중에 어떤 것을 취사선택하고 웃음과 공감으로 연결시킬지는 온전히 사람의 몫이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말이다.


이는 마케터에게 중요한 통찰을 준다. AI라는 도구가 제공하는 기술적 가능성을 넘어서, 기획력과 스토리텔링 능력이 창의적 성공을 좌우하는 시대가 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AI가 기획의 일부를 도울 수는 있다. 하지만 인간의 감각적인 터치와 상상이 더해져야 진정한 크리에이티브 콘텐츠가 탄생한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AI의 제작물은 넘쳐나고 있지만, 주목받는 채널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에 대한 방증이다.


이러한 채널의 힘이 커지면, 결국 브랜드와 협업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혹은 워크맨이나 전과자처럼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할 수도 있다. 그야말로 마케팅 플랫폼으로 기능하는 것이다. 마케터인 우리가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MRGG 사례 - AI로 완성된 미래의 광고



비슷한 사례로 ‘MRGG’라는 유튜브 채널을 들 수 있다. 이 채널은 AI를 사용해 미래에 있음 직한 광고를 상상하고 구현해 낸다. 예컨대, ‘초특급 우주 배송 FedEx’라는 영상을 보면, 전 우주로 택배 배송을 하는 페덱스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무리 알려지지 않은 행성일지라도 배송을 기다리고 있을 이들의 만음을 알기에, 페덱스는 빛보다 빠른 배송을 약속한다. 허무맹랑한 이야기지만 완성도 높은 영상과 함께 보면 피식하고 웃음이 나온다.



* 초특급 우주 배송 FedEx


이번에는 ‘2040년 코카콜라 근황’이라는 영상을 보자. 미래적인 도시에서 코카콜라를 마시는 이들이 등장한다. 세련되고 사이버펑키한 이들이지만 코카콜라의 청량함에 감탄하는 건 요즘이나 다름없는 것 같다. 영상의 완성도가 높아 실제 코카콜라 브랜드가 만든 것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물론, 피부나 움직임이 조금은 어색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콘셉트의 촬영을 했다면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수로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그 모든 과정을 생략하며, 1인 크리에이터가 영상을 만들어 냈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변화다.



* 2040년 코카콜라 근황




생각해 볼거리



생성형 AI의 진보는 마케터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그 도전은 바로, AI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 그리고 이를 창의적 기획과 결합하는 것이다. AI는 데이터 분석, 콘텐츠 생성 등 기술적 측면에서 강력한 능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상상력은 아직까지 인간의 몫이다.


실제로 AI를 사용해 제작한 콘텐츠들은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MRGG와 같이 특정 브랜드를 고려해 만든 영상 등도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이 많은 것들이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는 건, 어떤 이유에서든 눈에 띄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감이든 재미든 놀라움이든 사람들이 기대한 감정적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AI가 마케팅에 가져오는 변화는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제 우리는 AI를 통해 더 크고 대담한 상상력을 현실화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기에 AI의 잠재력을 이해하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아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 된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파악해 '어디에 집중할 것인지'를 설계하는 능력이야말로 AI 시대의 마케터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 아닐까.

날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이에게 AI는 기꺼이 날개가 되어줄 것이다.








* [ AI는 마케팅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 시리즈

  - [Volvo] 그래서 혁신은 비주류에서 피어난다

  - [Dove] AI 편향성, 마케터는 어떻게 활용할까

  - [Heinz] 무엇이 우리 눈을 그토록 사로잡나

  - AI야, 나는 누구니?  

  - [McDonald's] 준비된 사람에게만 보이는 그것

  - [Nike] '만약에'를 현실로 만드는 힘

  - [BurgerKing]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나

  - 쿠키리스 시대와 광고의 미래

  - [mint mobile] 창의적 광고는 어떻게 탄생하나

  - [KTO] 생성형 AI와 저작권 분쟁. 어떡하지?

  - [Hardee's]이미지 생성 AI, 상상력의 끝은 어디

  - 모르면 손해 보는, AI 노출 알고리즘

  - [CocaCola] 생성 AI로 BX를 설계하는 브랜드

  - 신념을 바꾸는 설득의 기술

  - [Ryan Ohsling] 이 구역의 히든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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